13일 후면 제가 한국으로 향하게 됩니다. 여행 준비를 하며 마음속엔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차 있어요. 한국의 멋진 풍경, 맛있는 음식,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시간이 더 빨리 흘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 가면, 친구들과 오랜만에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많은 사람들에게 미리 연락을 해봤습니다. 모두의 일정과 장소를 맞추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번에 적극적으로 친구들에게 연락해 보니,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용기 내기는 쉽지 않았지만, 그 속에서 느꼈던 작은 기쁨과 기대감이 저를 성장시켜 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중에 저를 이해하지 못하는, 혹은 저의 선택에 대해 반감을 가진 사람들(게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게이이자 부모로서의 삶을 선택했다는 것은, 특히 한국의 사회에서는 이중적인 도전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들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에서의 게이 커뮤니티는 게이로써 삶을 공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문화적, 사회적 배경과 가치관이 다양하기 때문에 그들의 반응도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저의 선택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며, 저와의 소통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경험은 저에게 큰 교훈을 주었습니다.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 그리고 그들이 나타내는 다양한 반응들을 통해, 저 스스로도 많은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깨달은 것은, 저의 삶의 선택을 인정받기 위해 누구에게도 설명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제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다양한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가려는 마음만을 가지면 됩니다.
이번 한국 여행은 저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여태까지의 여행은 주로 친숙한 지역과 친구들을 중심으로 진행했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접근해보려 합니다. 나만의 편안한 존에서 벗어나, 한국의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을 직접 경험하고자 합니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은 항상 흥미롭습니다. 각기 다른 배경과 이야기를 가진 그들로부터 새로운 시각이나 생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나라로, 다양한 세대와 문화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성 속에서 그들의 생각과 가치관, 그리고 일상을 경험하고 싶습니다.
또한, 이번 여행을 통해 제 자신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타인과의 소통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제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여정에서 모든 순간이 교훈이 되며, 44살이 되어서야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 사실들이 있습니다. 게이 커뮤니티 내에서도, 특히 한국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시선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아직 브런치에서 그 주제로 글을 작성해보지는 않았지만, 내 생각과 결정에 대한 다른 게이들의 반응이 어떠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비판적인 시선과 의견, 그리고 그로 인한 상처는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제가 선택한 삶의 길과 그 가치를 부정당할 이유는 없다고 확신합니다. 앞으로 나아가면서도 그 어떤 시선 앞에서도 스스로를 지키려는 결정을 하였고, 그것은 저의 강인한 의지와 자신감에 기반한 것입니다. 부정적인 시선, 그 어떤 반응이라 해도 제 인생의 주인은 결국 저 자신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그 길을 굳건하게 걸어가려 합니다.
그래서 이번 한국 여행 중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려 합니다.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비판이나 부정적인 말들, 그것들에 상처받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굳건히 서 있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비판보다는 저에게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특히 아들 행복이가 있기 때문입니다.행복이가 저의 힘의 원천입니다.
행복이가 그려준 그림
한국 게이라는 점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각자의 삶, 가치관, 그리고 누구에게나 다른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말이나 행동으로 상처를 받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 훨씬 더 저에게 중요한 것은 가족과 함께 보낸 행복한 순간들입니다. 그리고 아들 행복이가 저에게 큰 힘을 줍니다. 그 힘을 믿고, 어떤 비판이나 부정적인 시선 앞에서도 저의 삶을 당당히 이어가겠다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말이든, 저의 가치와 행복을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이런 걱정은 뒤로하고, 요즘은 한국의 맛있는 음식들을 상상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해주신 김치찌개의 진하고 깊은 맛, 불고기의 아름다운 불향, 그리고 삼겹살의 부드러움에는 이미 입맛이 사로잡힙니다. 그리고 도시를 거닐며 만날 수 있는 길거리의 포장마차에서 서린 떡볶이와 순대의 매력, 싱싱한 해산물의 양념게장까지... 이 모든 것을 맛보기 위한 기대감은 하루하루 커져만 갑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그 음식들과 함께할 따뜻한 대화와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첫 식사를 위한 기대와 설렘은 이미 가슴속에서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책과 브런치 작가님의 글을 통해 깊게 느낀 것이 있습니다. "그 누구도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이 말이 얼마나 사실인지를. 인간은 각기 다른 배경과 경험,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에, 모든 사람의 기대와 원하는 것을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제 자신을 다른 사람들의 기준이나 시선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가치와 원칙에 따라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