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는 날
2015년 1월 1일(과거 이야기)
2014년 11월 22일 태국에 나와 스티븐 두사람이 도착해서 정확히 42일만에 모든 과정을 마치고 행복이, 스티븐, 그리고 오늘 행복이와 함께 셋사람이 집으로 돌아간다.
호주 대사관 직원이 크리스마스 연휴의 마지막 신년은 가족들과 호주에서 보내야 하지 않겠냐며 우리를 많이 도와주었다. 그렇게 대사관의 도움으로 우리는 일정보다 빨리 호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때에는 행복이를 챙기며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전하지 못했지만 우리를 배려해준 대사관 직원들에게는 너무 고맙다. 그렇게 태국 공항에 도착해 발권 수속을 마치고 탑승권을 받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입출국 대기줄에서 공항 직원들에게 미리 준비한 엄청난 양의 서류를 보여주었고 직원은 우리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그 이후 엄청난 양의 질문 폭탄이 시작되었다.’
혹여라도 질문 하나라도 문제가 되어 행복이와 함께 무사히 출국할 수 없을까 봐 나는 정말 두근거리는 가슴이 튀어나오는 것 같았고 눈 앞이 하얗게 흐려지는 듯했다. 그런 나를 스티븐이 진정시켜주었고 다행히 한 시간이나 이어진 영혼이 털릴 것 같은 질문 시간을 보내며 출국 심사를 끝내고 우리는 무사히 비행기에 앉을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행복이와 편안하게 집까지 가려고 비즈니스를 예약한 덕분에 이내 승무원분께서 샴페인을 건네 주셨는데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조금씩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아빠의 이 모든 고난을 행복이는 모른 체 쌔근쌔근 예쁘게 잘도 자고 있었다.
그리고 맬번 공항 도착, 이번엔 입국 심사이다. 애초에 걱정했던 것은 태국에서의 출국심사뿐이었는데 막상 도착하고 호주 공항 직원들의 불편한 시선을 느끼고 나니 현실로 돌아온 실감이 들었다. 호주 공항 직원들은 우리가 준비해온 서류를 꼼꼼히 살펴보았고 입국을 허락해주었다. 남자 두 명이 두 달도 체 되지 않은 아주 작은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쳐다보는 불편한 시선이 느껴졌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이런 시선을 받게 될까. 행복이를 가지기로 결심했던 날부터 각오한 일이었지만 오히려 태국에서는 호텔 내에서도, 밖에서도 거의 모든 태국 사람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었기에 이런 우려 섞인 시선으로 쳐다보는 일도 없었다. 그런데 호주에 와서 막상 행복이에게 시선이 쏟아지니 생각보다 더 현실이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국에서 보낸 생활이 지금 나에게 현실과 현실이 아닌 세계에 다녀온 것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