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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Dec 07. 2023

구구단 할 필요 있나요?

완벽해질 때까지 연습..

아들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책상에 앉아 열심히 무언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책상에 앉은 모습을 보고 신기해서 뭐를 하는지 궁금해졌죠.  신기하게도 행복이는 책상 위에서 분수 문제를 작성하고 있었는데, 답을 적어놓은 것을 보니 문제의 답이 엉망이었어요.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떻게 푸는 건지 물어보니 행복이는 자신이 어떻게 푸는지 안다고 했어요.  그래서 문제를 푸는 방법을 설명해 달라고 하니, 행복이는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했습니다. 어디서 보고 낙서처럼 그냥 적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습니다. 처음으로 공부(?)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행복이에게 "3x3은 뭐야?" 물어봤어요. 그러자 행복이는 8(?)이라고 답했어요. 이때 저는 상당히 놀랐죠. 내년에 4학년이 될 행복이가 분수 문제는 둘째치고 아직도 구구단을 모르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그래서 저는 '구구단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결심했어요. 하루에 조금씩 구구단 문제를 풀게 하려고 했지만, 아이는 아예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아이에게 구구단을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막상 시작하려니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혀서 상당히 당황스러웠습니다.


분수 문제를 아는 선에서 설명하려고 하지만 곱셈과 나눗셈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분수 문제를 푸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에게 분수를 가르치려면 기본적인 수학 개념을 먼저 가르쳐주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4학년 시작 전까지 곱셈이라도 마스터하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구구단은 완벽에 가깝게 암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암기에는 반복 연습이 효과적이라고 알고 있지만 성공하면 성공담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그런데 우선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관심이 없는 것을 하게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플레이 스테이션 5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일정한 구구단 학습을 완료하면 작은 보상을 주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 방법이 효과를 보면 좋겠네요.


아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과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중요한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행복이에게 구구단 암기에 대한 일정과 규칙을 가르쳐 주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를 통해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을 조절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먼저 2단과 3단을 마스터하고,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게끔 차근차근 가르치려고 합니다. 이렇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아이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스포츠는 꼭 잘할 필요는 없습니다. 종종 우리는 스포츠를 하면서 경쟁이나 승리를 추구하는 것에 너무 집중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스포츠는 단순히 승부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삶을 누리고 즐기기 위한 활동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스포츠를 통해 친구들과 소통하고, 스트레스 해소 및 체력 향상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면 구구단은 수학을 잘하기 위한 것보다도,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수학적 기초 지식입니다. 구구단을 암기하고 이해하는 것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나중에 현실 세계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일상적인 상황에서 수학적 사고를 활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구구단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것이 아니라 삶의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좋은 부모가 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이가 싫어하거나 꺼리는 일을 부모가 시켜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면서도 아이의 관심과 능력을 존중하고, 균형을 유지해야 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자기 동기와 흥미를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도 책임과 의무를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부모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이론은 알지만 실행하는 부분에서는 초보자 수준입니다.



인생은 종종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그리고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이러한 개념을 가르쳐 주는 것은 중요한 일 중 하나입니다. 아이들이 어떤 것들은 책임감 있게 수행해야 하고, 어떤 것들은 자신의 관심과 즐거움을 위해 할 수 있다는 균형을 이해하는 것은 성장과 교육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일상에서 어떤 것들은 생활을 유지하고 삶을 이어가는 데 필수적이며, 그것들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삶의 기초입니다. 반면에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취미나 즐길 만한 활동을 통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이러한 개념을 가르치고 균형을 찾도록 도와주면, 그들이 미래에 자기 자신의 삶을 조절하고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은 아이들이 성장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자라는 데 기여할것입니다.


더이상 행복이 구구단 암기를 미루지 않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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