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43살에 취업한 이유
오늘 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친구가 퍼스로 이사를 가서 오랜만에 연락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에게 안부를 묻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지내? 잘 지내지?"
"나는 잘 지내는데, 너는 어떻게 지내? 행복이와 스티븐도 잘 지내지?"
"다들 잘 지내. 그런데 진아, 나 새로운 일을 시작했어."
친구는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 후, 자신은 지금 일을 그만두고 '적게 벌고 적게 쓰는' 삶을 실천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나도 그 말을 듣고 한동안 말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친구에게 대단하다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지금 그와는 반대의 삶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친구와 저는 서로 반대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시간은 많고, 자유롭고, 언제든 휴가를 갈수 수 있는 삶을 살고 있다. 이제 막 발리 여행을 다녀왔어."
"진아 너는 모든 사람이 꿈꾸는 그런 삶을 살고 있구나."
"하지만 대신 수입이 많이 줄어서, 집에서 밥을 해 먹고, 일을 전혀 안 할 수는 없어 조금씩 일하고, 공원에 가서 운동도 하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돈보다는 시간 부자 삶을 살고 있어. 내 영혼과 육체를 모두 걸어야 돈을 버는데, 그런 삶을 살았 보니 나는 그리 행복하지 않았어."
“그래, 내가 잘 알지”
저는 친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성공한 그런 주인공처럼 친구는 살아왔습니다. 그는 열심히 살다 보니 어느새 번아웃이 찾아왔고, 인생이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이제는 자신의 삶을 즐기며 살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저는 그가 벌써 은퇴 준비 중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나이에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 싱글이면, 그들은 자신만을 돌보면 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 할 것 같습니다. 아이러니하게 저는 친구와 반대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40이 넘어서 일을 시작해 돈을 벌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현재 이순간도 행복을 찾고 있지만, 그의 삶과는 다른 삶을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사회생활은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그를 힘들게 했을까요?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제 경험을 통해 알아볼 생각입니다.
친구가 말했듯이, 시간부자로 살기 위해 40이 넘어서 은퇴를 할 수 있을 까요? 저는 그렇게 살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이 없이 혼자면 충분히 가능하고 솔직히 그렇게 살면 저도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젊은 나이에 은퇴하여 삶을 즐기는 것은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친구가 대단해 보였고, 그의 결정을 응원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 가정을 생각해면 그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가족을 돌봐야 하는 수많은 가장들이 받을 심리적인 부담감. 그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를 돌보는 데서 오는 뿌듯함이 가장으로 하여금 스트레스를 극복하게 한다는 것을 이제 저도 배우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제 영혼과 육체를 갈아 넣어서 만든 돈이 필요합니다. 저에게는 그와 다르게 돌봐야 할 가족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에게 조금이나 도움이 될 수 있는 지금의 삶이 저는 매우 좋습니다. 한국 나이로 43가 넘어서 어떻게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는 사람이되 어지만 저는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왜 40이 넘어서 이제 일을 시작했는지 궁금해할 사람들에게 제 이야기하고 살짝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첫째로, 저는 저 자신을 찾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제 자신을 잃어버리고 행복이를 돌보면서 살았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경제적 독립이 없으면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돈을 벌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번 돈을 뻥뻥 쓰고 싶습니다.
둘째로, 한국에 계시는 아빠가 뇌출혈로 병원에 입원해 매달 병원비를 내야 합니다. 또한 엄마도 연세가 들어서 일하는 것을 힘들어 하십니다. 이것도 제가 돈을 벌어 야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들 행복이 때문입니다.
아직은 돈이 없어 행복이를 사립학교에 보낼 수는 없지만, 5학년이나 중학교 1학년이 되면 꼭 사립학교에 보낼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 저는 돈을 열심히 저축할 것입니다. 행복이가 대학생이 될 때까지, 부모님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지 않아도 될 때까지, 저는 제 친구처럼 돈에 대한 욕심을 버릴 수 없습니다. 제 친구처럼 삶을 즐기며 돈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싶지만, 모두가 그렇게 살 수는 없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아직 시간 부자가 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오히려 저에게 힘을 줍니다. 저에게 도와주어야 할 가족들이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그리고 저는 드디어 경제적 독립을 이루어 냈습니다. 그동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무슨 일을 하시나요? 직업이 뭐에요?' 라는 질문에 대답할 게 없었습니다. 호주에서도 전업주부(집안일 하는 사람)로 살면서, 저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저도 모르게 움찔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도 당당하게 제 직업을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 만으로도 저에게는 충분히 새로운 도전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하면서 자존감도 상승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저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나이 먹고 새벽에 일어나보면 몸이 회복되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사실을 요즘 매일 느끼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공부를 해보니,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서 돌머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제 나이에 슬슬 은퇴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대학을 막 졸업한 사회 초년생처럼 새로운 사회생활을 경험하기로 선택했습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제 나이에 가장 높은 지점을 찍고 은퇴를 준비하고, 명성과 돈 등의 지위에 놓여 있는 삶을 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반대로 처음 시작하는 일에 많은 실수를 하고, 저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욕도 먹을 것입니다. 돈을 버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도 배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저의 선택이 저를 더 성장시킬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게 믿고, 저도 때가 되면 친구처럼 은퇴를 할 것입니다. 아주 먼 미래에, 저에게 은퇴가 필요하고, 제가 스스로 은퇴를 원할 때까지, 저의 새로운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