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진 찍기 1

2015년 2월 27일

by Ding 맬번니언

오늘도 톰과 알렉스를 만났다. 요즘 톰이 정신 없이 바쁘다 보니 자주 보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만난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다. 사실 우리는 알렉스와 행복이의 우정을 기억하기 위해 매년 같은 곳에서 똑 같은 옷을 입고 사진을 찍기로 약속했다. 물론 아주 긴 시간이 흐른 후 알렉스와 행복이의 의사를 물어봐야겠지만 톰과 나는 이 약속이 영원히 지켜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하지만 요즘에는 그 약속을 지켜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요즘 톰과 내 사이가 소원해진 이유에는 톰은 나 말고 다른 아기 엄마들과 친해져 자신만의 mother’s group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그 모임에 들어갈 수 없었다.


내가 도클랜드의 아파트로 이사를 해 삶을 꾸려가기 시작한 것도 나는 톰가 이웃 사촌이 되기 위해서였다. 도클랜드는 맬번의 아름다운 항만 지역으로 도심과도 기깝고 무료 트램 존이 있어 교통도 편리해 사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톰이 사는 포트 맬번 지역과 거리도 가까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의 매일 톰과 알렉스를 만나곤 했다.


포트 맬번은 고급 고층 아파트와 개조한 창고가 있는 해안가의 고급 교외 지역인데 우리집과는 10분 정도면 오갈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톰이 자신이 중국인이라는 점을 활용해 멜번에서 큰 (mother’s group)그룹을 만들기 시작해 그 모임의 엄마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자주 볼 수가 없게되었다. 꼭 톰 때문이 아니라도 나도 mother’s group에 들고 싶었기에 그 모임에 나도 함께하고 싶었지만 멤버들이 중국인이었고 중국어로 이야기하는 모임이었기에 중국어를 할 수 없는 내가 들어가 소통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톰의 중국 엄마 그룹의 멤버는 아니다.


'아니, 그저 내 성격 문제인가?'


내내 육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그룹을 원해왔다. 하지만 호주에 있는 한국 엄마들의 커뮤니티에는 남자라는 이유로 가입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몇 차례 시도해보다가 포기해버렸다. 왜 남자인데 엄마 모임에 가입하려 하는지 설명하자니 또 내가 게이라는 것, 대리모를 통해 아빠가 되었다는 것을 설명하는 데에도 지쳐버렸다. 또 그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받아들여질지 아닐지 눈치를 보는 것 같았고 나 혼자라면 감수할 수 있었지만 행복이까지 좋지 않은 의미로 특별한 아이 취급을 받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나를 더 소극적으로 만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톰과 알렉스가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하며 포기해버렸는데 톰은 나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신이 원하는 세계를 만들어낸 것이다. 맬번은 중국 사람이 월등히 한국 사람보다 많다. 그리고 톰이 나보다 더 적극적인 성격으로 톰은 자신과 같은 중국인이자 중국어라는 공통점을 가진 엄마들과 소통하는 모임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또 너무나 잘 운영해내고 있었다. 호주에 나처럼 이민을 와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을 좀 더 찾아보거나 톰처럼 한국인 mother's group을 만들 수도 있지 않았을까?


무리다. 톰처럼 잘해낼 자신은 없다. 그래서 또 내가 들어가 이야기할 수 있을 만한 커뮤니티가 없을지 인터넷을 뒤적뒤적해본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왜 아기 육아 정보가 필요한지 조건을 물어보는 곳이 아니라 오로지 아기에 대한 좋은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가 내게 필요하다. 아직은 그런 커뮤니티를 만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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