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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Jul 06. 2024

내 생에 최악의 날

행복이 피아노 여기서 더 이상 할 필요 없어요. 그만 가세요라고 피아노 원장이 저에게 소리쳤습니다.

행복이가 2019년부터 지금까지 5년 동안 한 곳에서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이번 텀에 한 번 메이크업 클래스가 남았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30분 강습에 $41(3만 8천 원) 정도 합니다. 그래서 화요일에 행복이 메이크업 클래스를 이번주 토요일로 예약했습니다. 3시 혹은 5시 정도에 가능하다고 해서 확인해 보고 이메일을 준다고 했는데, 연락이 없어서 오늘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행복이 메이크업 클래스 확인 차 전화한다고 말이죠.


그런데 안내원이 행복이 메이크업 클래스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갑자기 하루 남은 메이크업 클래스가 없어질 수 있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안내원이 말하기를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이제는 없다고 다시 저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메이크업 클래스가 있다고 한 것도 아니고 자신들이 한 번 메이크업 클래스가 남았다고 했는데 그것이 갑자기 어떻게 사라질 수 있냐고 말이죠.


저는 전화로 막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얼마나 많은 학생들 메이크업 강습으로 돈을 훔쳐나요!"라고 화를 냈죠. 안내원이 매니저에게 확인해 보았는데 자세한 설명 없이 어쩔 수 없다는 말만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소비자 고발센터에 연락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안내원은 그렇게 해도 자신은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증거를 이메일로 보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알았다고 합니다. 제가 세계 나가기는 했습니다.


이메일을 기다리면서 행복이에게 물었습니다. "지금 피아노 선생님이 마음에 드니? 피아노 학원 옮겨도 될까?" 그러자 행복이는 지금 선생님이 좋다고 합니다. 피아노를 배우지 않으면 안 했지 학원은 바꾸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밤늦게 피아노 학원을 찾아갔습니다. 안내원에게 "그쪽이 저에게 행복이 메이크업 클래스가 한 번 남았다고 하지 않았냐?"라고 물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은 아니라고 하면서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절대로 그런 소리를 한 적이 없고 갑자기 저 겨우 17살이라면서 나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나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지 말고 장부를 보여달라고 했습니다. 그녀가 행복이의 파일을 보여주었는데, 2019년부터 지금까지 170시간, 즉 $13,940(한화 1,293만 원)을 학원에 지불했더군요. 그런데 169시간만 사용한 것으로 나오고, 1시간(2022년 메이크업 클래스)은 그냥 넘어가버린 것입니다. 행복이처럼 오랜 시간 동안 다니니 시스템상 그녀가 착각해서 메이크업 시간이 남았다고 한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메이크업 시간은 일 년 내에 전부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기간을 넘겨서 1시간을 그냥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실수로 피아노 학원의 비리를 알게 된 셈입니다. 그녀가 잘못한 것은 아니지만, 시스템의 문제와 새로운 규정이 문제였습니다.


그녀의 눈물을 보니 제 화도 사그라들었고, 상황을 차분히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실수나 착오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순간에는 너무 화가 나서 냉정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 같아 후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피아노 원장이 안내원 전화를 받고 학원으로 들어오면서 저에게 "행복이 피아노 여기서 더 이상 할 필요 없어요. 그만 가세요!"라고 소리쳤습니다. 저는 피아노 원장의 반응에 당황했고,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안내원의 눈물을 보며 이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감정을 억누르고 차분하게 사과한 후 피아노 학원을 떠났습니다. 이상하게 제가 나쁜 사람이 되어 버린 거죠.

이 모든 것이 행복이가 여기서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제 성격대로면 그냥 여기서 물러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오늘 내 생애 최악의 날이 되어 버렸습니다. 솔직히 피아노 학원의 비리를 알고 나니 학원을 옮기고 싶지만, 행복이가 피아노를 좋아해서 치는 것도 아니고, 피아노 선생님을 좋아하니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화가 많이 나지만 자식을 위해서는 이런 것도 참고 넘어가네요. 비록 학원의 문제 때문에 화가 나고 실망했지만, 행복이가 좋아하는 선생님과 함께 피아노를 계속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을 다잡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제가 스스로 메이크업 클래스를 제대로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믿고 자식을 맡기고 정당하게 메이크업 클래스도 확인해 주면서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것이 현실 같아요. 이럴 때 학원을 옮길지 말지 결정을 해야 하는데 아이 상태도 확인하면서 결정을 내려야 하니 쉽지 않네요.


부모로서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며 때로는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도 겪게 됩니다. 그러나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이런 어려움도 견디고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행복이의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이번 일로 인해 더 신중하게 선택하고,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저는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앞으로 더 나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행복이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용기를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하루는 좋은 루, 그다음 날은 나쁜 하루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웁니다. 이때 어디에 더 마음을 두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행복한 순간에 마음을 두고, 그 순간들을 소중히 간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행한 일들이 찾아올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불행에만 집중하면 마음이 무겁고 힘들어지기 쉽습니다.

결국, 인생은 좋은 일과 나쁜 일이 교차하는 연속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고, 무엇에 더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집니다. 행복한 순간을 더 많이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불행한 순간도 긍정적으로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제처럼 행복이와 함께한 "베스트 데이 에버"를 기억하며, 앞으로의 어려운 순간들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삶의 균형을 잡고,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가 우리의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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