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일을 너무 잘해서 회사에서 공짜로 주는 보너스 휴가일까

by Ding 맬번니언

오늘은 행복이 학교에서 매년 열리는 농구경기가 있는 날입니다. 하루 종일 농구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농구를 하며 보내게 되죠. 아침에 일어난 행복이는 뭔가 고민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어제 항생제를 먹고 설사를 해서 몸이 조금 불편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오늘도 아프면 어떻게 하냐고 저에게 물어보더군요.

저는 미소를 지으며 "그럼 오늘도 어제처럼 집에 와서 침대에 누워서 쉬고, 공부해야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듣고 나서 행복이의 표정이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마치 ‘오늘은 아프지 않기로 결심했다!’는 듯한 눈빛을 보이더니, 갑자기 농구공을 집 안으로 가지고 들어와 여기저기서 연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농구공을 튕기며 신나게 연습하는 행복이의 모습을 보니 저도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래서 다가가서 말했죠, "오늘 학교에서 재미있게 즐기고 와! 그리고 오늘부터는 아프지 않은 거지?"라고 말하며 눈을 맞췄습니다.

행복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어요. "응, 오늘은 절대 안 아플 거야!"라고 자신 있게 대답했습니다.


이렇게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저는 행복이를 학교로 보냈습니다. 행복이가 아프지 않고 하루 종일 신나게 농구를 즐기고 돌아오길 바라며, 그의 뒷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응원을 보냈습니다. 행복이가 자신의 결심대로 하루를 잘 보내고 돌아오면 얼마나 뿌듯할까요. 오늘 하루도 행복이가 건강하게, 그리고 즐겁게 보내기를 바라며, 저도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계획적으로 사는 것을 좋아하는 저는 매일 같은 루틴이지만, 항상 제 업무 스케줄을 확인합니다. 오늘도 평소처럼 스케줄을 확인하던 중,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9월 29일 일요일부터 시작하는 2주간의 휴가를 이미 신청해서 승낙받은 상태였고, 그에 맞춰 한국과 일본 비행기표도 구입하고 스케줄을 구상 중이었죠. 그런데 스케줄을 보니, 9월 1일부터 14일까지 또 다른 2주간의 미스터리한 휴가 신청이 되어 있었고, 그 또한 승인된 상태였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대체 뭐지?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내가 일을 너무 잘해서 회사에서 공짜로 주는 보너스 휴가일까?'라는 생각부터 여러 가지 추측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출근 후 이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매니저를 찾아갔지만, 마침 매니저는 자리에 없더군요. 대신 휴가 담당자에게 가서 제가 신청하지도 않은 휴가가 승낙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담당자는 서류를 확인한 뒤 이미 승낙된 휴가라 자신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겁니다. 당황스러웠지만, 저는 차분한 목소리로 "9월 27일부터 2주간 휴가를 갈 예정인데, 어떻게 9월에 4주나 휴가를 갈 수 있나요? 확인을 부탁드려요"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이건 당신 매니저와 상의해야 합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제가 을의 입장인 것을 알기에 참기로 했습니다. 매니저가 돌아오자 이 상황을 차분하게 설명했습니다. 매니저는 제 말을 듣고는 "걱정하지 말고 나만 믿으세요"라고 안심시키며 해결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상황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매니저가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 조금은 마음이 놓였습니다. 다만, 여전히 왜 이런 실수가 발생했는지 이해할 수 없어 찜찜한 기분이 드네요. 어쨌든 이번 일이 잘 해결되길 바라며, 예정된 여행을 무사히 떠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 저는 제 일만 열심히 하고, 그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휴가 관리나 스케줄 조정은 인사과와 매니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라고 믿고 있었죠. 그런데 이번 상황에서 저에게 화를 내는 담당자를 마주하니, 순간 폭발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무조건 감정을 폭발시키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이 교훈을 통해 저는 부모로서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고, 이번 일에서도 그 원칙을 적용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쌓인 인내심과 감정 조절의 기술이, 이렇게 예기치 않은 직장 내 상황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습니다. 결국,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제 일상과 직장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일을 잘해서 주는 보너스 휴가가 아니라 단순히 실수로 인해 생긴 휴가였습니다. 그런데 그 실수를 바로잡고 책임지는 것은 결국 저의 몫이 되어버린 상황이었죠.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현실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어른은 실수를 통해 배우고, 아이는 실수를 반복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