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행복이랑 트램을 타고 시티에 있는 수족관을 가는 중이었는데 트램안에 설치된 광고판에 Empower Me에서 선보일 내 디자인이 광고에 나온 것이었다. “OMG(오~마이 갓)광고를 보는 순간 내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틀림없이 내 디자인이다!
엄마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광고에 내 옷들이 나왔다고 자랑을 하니 엄마는 무척 놀라며 정말 축하한다고 말해 주셨다. 요즘 들어 행복하거나 슬플 때 엄마 생각이 많이 나서인지 광고를 보자마자 가장 먼저 엄마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엄마와 한창 통화를 한 후 지인들에게도 전화를 돌려 대놓고 자랑을 했다. 오늘 같은 날 자랑을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어? 내려야 할 역이 다가오자 난 정말 너무 아쉬워 이대로 트램을 더 타고가야하나? 진지하게 고민까지 들었다.
"행복아~ 보여? 보여? 저 사진의 나온 옷들이 아빠가 만든거야!! "
아무것도 모르는 행복이는 갑자기 아빠가 웃으며 이야기하는 것을 빤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이제야 정말 진짜 호주인으로 인정받은 것 같은, 마음만은 세계 제일의 디자이너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태어나서 이런 기분은 처음 느껴보는 것 같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잘 한다고 인정받았을 때 느낄 수 있는 이런 감동. 태어나서 지금까지 평생 내가 평범하고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잘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운동도 못하고 노래도 못하고 그런 자존감 바닥이 었던 나였지만 오늘만은 유명한 디자이너처럼 우쭐하고 싶다. 그리고 오늘을 기억하기 위해 트램에 붙은 광고 사진을 찍어보았다. 그리고 실없이 계속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