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반복되는 행동들이 어느새 습관이 되어,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요 며칠 날씨가 안 좋아서 약간 추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평소처럼 운동을 마치고 헬스장에서 샤워를 하고 집에 돌아왔어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희 집에서 따뜻한 물이 잘 나오지 않아서였죠. 몇 년째 저희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헬스장에서 할 수 있는 따뜻한 샤워가 얼마나 소중한지 몰랐습니다.
몇 명의 배관공을 불러 수리를 시도했지만, 효과가 없어서 결국 포기하고 받아들이며 살았습니다. 사실, 저희 집이 다 좋았지만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아서 이사를 가고 싶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스티븐이 수영장 문제로 유명한 배관공을 불렀습니다. 몇 달을 기다린 끝에 그 배관공이 문제를 해결해 주었죠. 그리고 요 며칠 동안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있는데, 그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신기합니다. 오늘도 헬스장에 가면서 무의식적으로 샤워에 필요한 물건들을 챙기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 혼자 웃었어요.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 중 출근도 비슷한 경우가 많죠. 인사과에서 잘못 처리된 휴가를 수정하면서 이번 주는 평소보다 30분 일찍, 2시 10분에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주로 2시 40분에 시작하는 것에 비하면 30분이나 일찍 시작해서 30분 일찍 끝나는 셈이죠. 그래서 2시 전에 집에서 출발해야 하니, 자꾸 시계를 보며 출발 시간을 체크하게 되는 것 같아요. 평소와 다른 출근 시간이 일상을 어떻게 조금씩 바꿀 수 있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늘 예측 가능했던 일들이 살짝 달라지기만 해도, 그에 적응해야 하는 새로운 상황들이 생기곤 합니다. 저희는 몇 년 동안 따뜻한 물 없이 생활해 왔고, 그 불편함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습니다. 마찬가지로, 2년 가까이 매일 2시에 출근하는 일상에 익숙해졌죠. 그런데 이번 주는 2시 전에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다 보니, 그 작은 변화조차도 적응이 필요한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옵니다.
매일 하던 일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고,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다 보면, 그 루틴이 깨졌을 때 예상치 못한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따뜻한 물 없이 생활하다가 이제야 따뜻한 샤워를 할 수 있게 되니, 그동안 얼마나 불편했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 것처럼요. 또, 출근 시간이 조금 앞당겨지면서 그 30분의 차이가 주는 부담감도 새롭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시간에 대한 큰 고민 없이 출근 준비를 했지만, 이제는 더 일찍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야 하니, 자꾸 시간을 확인하게 되고, 그만큼 신경이 더 쓰이게 되죠.
이렇게 작은 변화 하나하나가 우리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큽니다. 단순한 시간 변경이 일상의 흐름을 바꾸고, 그에 따라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배우게 됩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겪는 작은 변화들은 그만큼 우리의 적응력을 시험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 같아요. 이러한 변화들은 때로는 불편하고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결국에는 우리가 더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일상에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따뜻한 물이 다시 나오는 것처럼, 작지만 소중한 변화를 통해 더 나은 삶의 질을 경험할 수 있게 되고, 조금 앞당겨진 출근 시간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하루를 관리할 수 있게 되죠. 그렇게 우리는 계속해서 변화에 적응하며 성장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