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으로 새벽 근무를 하다 보니 피로감이 서서히 쌓여갔던 것 같습니다. 어젯밤 10시가 넘자 갑자기 피로가 몰려와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11시가 되기 전에 잠자리에 들었어요.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든 탓인지, 새벽 4시쯤 눈이 저절로 떠지더라고요. 아무래도 너무 일찍 자서 그런지 숙면을 취하지 못한 느낌이었고, 그로 인해 하루를 피곤하게 시작하게 됐죠. 교대 근무의 가장 큰 단점이 바로 이런 부분인 것 같아요. 일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서 몸이 피로를 제대로 회복하지 못하는 순간이 많아요.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몇 시간을 더 보내고, 7시쯤 되니 몸이 무거웠지만 침대에서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스티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어요. 원래 오늘 행복이를 학교에서 픽업해 주기로 했는데, 쟈스퍼가 아파서 학교에 가지 않게 되었다는 소식이었죠.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로 인해 조금 복잡해졌습니다. 몸은 이미 피곤하고, 오늘 출근을 해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결국 병가를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몸 상태도 피곤했기 때문에 출근하는 것보다는 쉬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했는데, 예상대로 교대 근무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의사 선생님께서는 수면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서 수면 질환을 겪는 사람들이 교대 근무자들 사이에서 흔하다고 하시더군요. 저도 그중 하나인 것 같아요. 상담을 마치고 진단서를 받아왔습니다.
교대 근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니,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수면의 질이 계속 떨어지면 몸도 피로해지고, 그게 일상생활과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걸 느끼고 있어요. 행복이가 사립학교에 들어가면 풀타임으로 전환해서 본격적으로 교대 근무로 일할 생각도 했는데, 막상 그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예상보다 훨씬 더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교대 근무가 쉽게 적응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서, 앞으로 더 신중히 고려해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어느 정도 교대 근무를 경험하고 나니, 경찰관, 소방관, 간호사 등 교대 근무를 하며 일하는 분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건강을 희생하면서도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잖아요. 특히 이런 직업군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자신의 편안함보다 다른 사람들의 안전과 복지를 우선시해야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그 헌신이 정말 존경스러워요.
교대 근무는 단순한 피로를 넘어, 신체 리듬과 생활 패턴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일이잖아요. 그런데도 그분들은 밤낮없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위급한 상황에서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계시죠. 이렇게 생각해 보니, 단순히 경제적 이유로 일을 한다기보다는,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마음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저 역시 교대 근무의 어려움을 체감하면서, 그분들의 직업에 대해 더 깊은 존경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우리의 삶 속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이분들의 헌신 덕분에 우리가 안전하게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정말 감사하고 존경스러운 분들이죠.
오늘 행복이를 학교에서 픽업해서 테니스 강습에 데려갔습니다. 강습이 시작되고 몇 분 만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서둘러 테니스장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행복이가 비를 맞으면서 테니스 코드를 돌아다니더라고요. 그 모습에 웃음이 나기도 했지만, 걱정도 됐죠. 결국 테니스 강습은 취소되고 집에 돌아와서는 바로 따뜻한 물로 샤워를 시켰어요. 비를 맞고 있으면 감기에 걸릴 수 있으니 미리 예방 차원에서 말이죠. 오늘 하루를 돌아보면, 제가 직접 행복이를 학교에서 픽업하고 돌본 게 남에게 부탁한 것보다 훨씬 잘된 것 같아요. 이렇게 비를 맞고 돌아다녔다가 감기라도 걸렸으면 마음이 더 불편했을 테니까요. 직접 돌보니 안심도 되고, 행복이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를 더 잘 챙길 수 있어서 피곤하지만 좋았던 하루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