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행복이와 학교에 가는 길에 골드 코스트에 있는 스티븐에게 화상 전화를 걸었어요. 가벼운 아침 인사를 나눈 후, 스티븐이 그의 아버지를 바꿔 주었는데, 아버지의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보였어요. 그 모습을 본 행복이는 갑자기 말문이 막힌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오늘 수술 잘 되기를 바라요" 하고 전화를 마쳤습니다.
전화를 끊고 학교로 가는 길에 행복이가 할아버지의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보이고, 마치 다른 사람 같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더니, 행복이가 갑자기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시작했어요. "제발 파파 브루스의 수술이 잘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하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고 감동적이었어요. 아이가 할아버지의 건강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학교에 도착해서 행복이에게 이마에 키스를 해주고 집으로 돌아온 후, 헬스장에 가서 열심히 운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주에 했던 피검사 결과를 보기 위해 담당 의사 선생님을 만났어요. 의사 선생님이 검사 결과를 보시면서, 3달 전에 6.7이었던 수치가 이번에는 6.3으로 내려갔다고, 6에 가까운 좋은 수치가 나왔다며 저를 칭찬해 주셨어요. 그 말을 들으니, 운동이 정말로 큰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기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아침에 스티븐 아버지 때문에 우울했었는데, 이 좋은 소식을 듣고 나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어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느낀 게 있어요. 바로 건강할 때 자신의 건강을 잘 챙겨야 한다는 것이죠. 이번 경험을 통해 운동과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된 하루였습니다.
병원에 있는 스티븐이 저에게 전화를 걸어 주었습니다. 스티븐은 어머니 걱정이 많이 돼서 어머니를 모시고 근처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마도 병원에서 그저 의자에 앉아 있기만 하면 더 불안해질 테니, 산책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조금이나마 마음을 편하게 해 줄 것 같았어요. 그런 스티븐의 마음이 이해가 가면서도, 그가 얼마나 힘들지 짐작이 되어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스티븐 아버지의 수술 생각으로 가득한 날이네요. 수술은 10시에 시작되어 약 4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더군요. 연세도 많으시고, 이미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받는 수술이라 걱정이 많았지만, 그 와중에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것에 신경을 쓰다 보면 불안감을 잠시 잊을 수 있으니까요.
일을 하던 도중 잠깐 휴식 시간에 스티븐에게 전화를 걸어 스티븐 아버지의 상태를 물어봤어요. 스티븐 말로는 생각보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상태라고 하더군요. 긍정적인 부분은 수술 도중에 돌아가시지 않았다는 것이고, 안 좋은 부분은 아직 응급실에 계시다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스티븐도 얼마나 더 골드 코스트에 머물러야 할지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수술 중에 큰 사고 없이 버텨내신 것만으로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퇴근을 해서 집에 돌아와서 다시 스티븐에게 전화를 걸어봤더니, 오늘 병원에서 다른 환자가 심장 수술 도중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하더군요. 특히 노인 분들이 수술을 받으면서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해. 스티븐 아버지의 상태도 사실 굉장히 좋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오늘 수술을 무사히 받으신 것이 정말 다행이었죠. 그런데 만약 오늘 수술을 하지 못했다면, 아버지가 올해를 넘기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의사에게 들었다고 하네요. 막상 수술을 해보니 상태가 그렇게 좋은 것이 아니라서 응급실에서 며칠 경과를 지켜보아야 한다고 했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듣고 나니 마음이 한편으로는 아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사히 수술을 받으신 것에 대한 안도감이 교차했어요.
호주에서는 특히 공립 병원에서 무료로 수술을 받을 수 있지만, 그만큼 수술 일정이 밀리거나 긴급 상황이 아니면 적절한 대응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아요. 스티븐 아버지의 경우에도 상황이 심각했기 때문에, 이번 수술이 제때 이루어진 것이 그야말로 천만다행인 셈이죠. 비싼 수술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좋은 점도 있지만, 그만큼 위험 부담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어요. 자신의 수술을 기다리다가 돌아가시기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지금 상황이 완전히 안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술을 무사히 마치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의 회복 과정을 지켜보면서도 마음을 놓지 못하겠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수술이 잘 끝난 것에 감사하며 조금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