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멜버른의 공휴일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내일 열릴 AFL 그랜드 파이널 때문이에요. 한국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이유로 공휴일을 지정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지만, 멜버른 사람들에게 AFL은 그만큼 중요한 스포츠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스티븐의 아들 조쉬아 결혼식의 전날이기도 해요. 내일 그랜드 파이널 당일에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결혼식장으로 선택한 장소를 절반 가격에 대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혼식을 내일로 정하게 되었죠.
호주 멜버른에서는 매년 AFL 그랜드 파이널 이브(AFL Grand Final Eve) 공휴일이 있습니다. 이 공휴일은 AFL (Australian Football League) 그랜드 파이널 경기 전날인 금요일에 지정됩니다. 보통 9월 말이나 10월 초에 해당하며, 2024년의 AFL 그랜드 파이널 이브는 9월 27일 금요일입니다. 이 날은 빅토리아 주에서 공식적인 공휴일로 지정되어 많은 사람들이 쉬며, 그랜드 파이널을 기념하는 다양한 축제와 행사들이 열립니다.
스티븐 가족도 AFL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어요. 처음에는 "우리 팀만 결승에 올라가지 않으면 상관없다"라고 말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스티븐이 좋아하는 두 팀인 브리즈번 라이언즈와 시드니 스완즈가 내일 결승에서 맞붙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더욱 흥미진진한 결승전이 될 것 같아요. 오늘 시티에는 이 두 팀을 응원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거리 곳곳이 팬들의 함성과 열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반면 저는 여기서 18년 이상 살았지만, 스티븐 가족의 영향을 받아 AFL을 시청하는 정도일 뿐, 열정적인 팬은 아닙니다. 그래서 내일 있을 조쉬아의 결혼식에 대해서도 다른 생각보다는, 그저 순수한 기쁨으로 축하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조쉬아를 18년 동안 가까이서 지켜보며 그의 성장 과정을 함께해 왔기 때문에, 그의 결혼은 저에게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비록 제 친자식은 아니지만, 조쉬아가 결혼이라는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는 것을 보니 참 뿌듯하고 감동스럽습니다.
그래서 조쉬아를 위해 축의금으로 백만 원을 준비하려고 해요. 결혼이라는 큰일은 축하받아 마땅한 순간이고, 제가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성의이자 응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알고 지내온 사람이 새로운 출발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축하해 줄 수 있다는 것은 제게도 큰 기쁨과 보람입니다.
그리고 문득 행복이의 결혼식도 떠오릅니다. 지금 이 마음처럼, 그때도 스트레스 없이, 온전히 축하만 해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행복이가 결혼하는 날, 이 글을 다시 읽으며 그때의 감정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랑과 기쁨이 가득한 날이 되기를 바라며, 따뜻한 마음으로 그 순간을 맞이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