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엄마와 함께하는 마지막 저녁을 즐겼습니다. 내일이면 다시 서울로 올라가야 하기에, 이 고향 방문이 더 짧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시간이 유독 빨리 흐른 것처럼 느껴져서 아쉽기도 하고, 엄마도 벌써 우리가 간다고 서운해하셨어요. 하지만 그런 엄마와 단둘이 조금 더 특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녁 후에 후식으로 설빙에서 팥빙수를 함께 먹었고, 집 근처에서는 닭똥집에서 맥주 한잔을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죠. 오랜만에 엄마와 소소한 대화를 하며, 엄마가 여전히 자신의 작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작은 세상은 아마도 엄마에게 익숙하고 편안한 곳일 겁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저를 위해 엄마는 조금씩 변화를 받아들이셨고, 그 작은 세상을 나름 바꾸어 주셨습니다.
엄마의 변화는 눈에 띄게 크지 않을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충분히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엄마가 저를 위해 보여주신 작은 변화들과 노력들이 너무나 고맙고, 그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만족합니다. 함께 보낸 이 짧은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끼며, 내일 서울로 다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하죠. 각자가 믿고 맞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사람의 진리로 자리 잡게 마련이니까요. 저 또한 제 나름대로의 진리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만, 그것이 항상 맞다고 생각하는 것만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내가 얼마나 내 방식과 신념에만 얽매여 있었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의 진리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어요. 사람마다 각자의 진리가 있고, 그 진리는 그 사람의 삶에서 만들어진 것이기에 쉽게 바꾸려는 노력은 오히려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진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겠지요. 저도 앞으로는 제 생각만을 고집하지 않고, 더 열린 마음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아가고자 다짐하게 됩니다.
이런 깨달음을 엄마와 함께한 시간에서 얻었다는 사실이, 고향을 떠나면서도 저에게 큰 위로와 의미로 남습니다. 엄마와 함께한 이 순간들은 오랫동안 기억 속에서 빛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