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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을 살면서 배운 것 중 하나는 처음부터 완벽한 일

by Ding 맬번니언

서울로 돌아가는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솔직히 지방에 살 때는 서울에 가는 것이 항상 설레고 좋았는데, 이번에는 기분이 조금 다릅니다.고향집에서 보낸 3박 4일이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짧게 느껴졌어요. 엄마가 해주신 음식 중에서도 먹어보지 못한 것들이 많고, 엄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야 하죠.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서울로 올라가는 것이 그리 즐겁지 않네요. 하지만 이런 아쉬움이 있어야 다음번에 다시 돌아올 기대감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이번 방문이 조금 짧게 느껴졌지만, 그 덕분에 다음에는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는 기대가 생깁니다. 더 긴 시간을 보내고, 엄마의 맛있는 음식도 많이 즐길 수 있기를 바라며 아쉬운 마음을 안고 서울로 돌아갑니다.

버스에 올라타고 지난 3박 4일을 되돌아보았습니다. 남편과 함께 18년을 살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키웠지만, 그동안 한 번도 함께 고향집을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이번에 남편을 제 고향집으로 데리고 올 수 있었어요. 서울을 여러 번 방문한 적은 있지만, 고향집에서 엄마와 함께 머물며 잠을 자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처음에 엄마께서 제가 고향을 방문한다고 했을 때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셨고, 누나들을 만나지 못해 서운한 마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것이 잘 풀렸습니다. 오히려 이번 선택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45년을 살면서 배운 것 중 하나는 처음부터 완벽한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게이로서 일반인처럼 살아가는 것이 때로는 더욱 힘들기도 하죠.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한 발짝 내딛는 것과 포기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도전해 보는 것이 저의 방식이었고, 이번 3박 4일 동안의 고향 방문은 그 점에서 정말 완벽한 시간이었습니다.


호주의 넓은 집에서 살고 있지만, 엄마가 혼자 사시는 작은 아파트에서 남편과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을까 걱정했어요.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엄마가 정성스럽게 차려주신 음식을 남편과 아이가 너무 좋아해 주었어요. 그 모습을 보니 제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엄마도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을 열어주셨고, 우리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은 점점 더 소중해졌습니다. 남편과 아이가 엄마의 손맛을 느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이번 방문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이 모든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을 통해 서로 더 가까워지고 이해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번 여행은 우리 가족에게 오래도록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오늘은 이상하게도 그동안 늘 설레던 서울로 가는 길이 이번에는 그리 좋지 않네요. 아마도 이번 고향 방문이 특별하고 소중했던 만큼, 떠나는 발걸음이 무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가족과 함께 보낸 시간이 너무나 값졌기에, 아쉬운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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