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부모님이 골드 코스트에서 멜버른으로 일주일 동안 방문하셨습니다. 저는 그분들을 맞이하기 위해 정신없이 방 청소를 하고 집안을 깨끗하게 정리했어요. 어제저녁에 도착한 부모님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오랜만에 뵈니 반가운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오늘은 제가 볼일이 있어 집 근처 쇼핑센터에 갈 예정이라 부모님께 함께 가실 의향이 있는지 여쭤보았습니다. 부모님께서 집에만 계시다 보면 답답하실 것 같아 잠깐이라도 외출하시면서 기분 전환을 하시면 좋을 것 같았거든요. 집에서 쇼핑센터까지 차로 10분밖에 걸리지 않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거리라 말씀드렸습니다. 다행히 부모님께서도 흔쾌히 동의하셔서 함께 나가게 되었습니다.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스티븐 부모님께서 최근 멜버른의 양로원에 들어갈 생각을 하고 계시다는 말씀을 꺼내셨습니다. 현재 85세이신 부모님께서는 앞으로의 삶에 대해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계신 듯했어요. 저는 “멜버른의 양로원 환경이 좋다고 들었어요. 그렇지만 한 가지 날씨가 안 좋은 점은 고민이 되실 것 같네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골드 코스트의 따뜻하고 맑은 날씨와 비교하면 멜버른의 날씨는 춥고 변덕스러워서 부모님께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도 멜버른에 계시면 스티븐과 저, 그리고 행복이와 더 자주 뵐 수 있다는 장점도 있으니 부모님께서 결정을 하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저희도 잘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쇼핑센터에 도착한 후, 저는 제 볼일을 보러 갔고, 두 분은 천천히 쇼핑센터를 둘러보기로 하셨습니다. 약속대로 저는 볼일을 마치고 먼저 집으로 돌아왔고, 두 분은 쇼핑이 끝나는 대로 연락을 주시기로 했습니다. 집에 도착해 출근 준비를 하며 스티븐에게 두 분께 연락을 부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쇼핑센터에서 두 분이 길을 잃으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집 근처의 쇼핑센터는 두 분이 여러 번 방문했던 익숙한 곳이었기에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죠. 스티븐의 이야기를 들으며 당황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분명 작고 단순한 구조의 쇼핑센터였는데, 두 분께는 어딘가 낯설고 복잡하게 느껴졌던 걸까요? 나이가 들수록 모든 것이 느려지고, 한 번 당황하면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두 분이 쇼핑센터에서 길을 잃으셨다는 사실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더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출근 시간이 다가와 제가 직접 픽업을 가지 못하자 스티븐이 대신 두 분을 데리러 가기로 했습니다. 두 분이 길을 잃으신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나이가 들면 이런 일들이 생길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트램을 운전하며 종종 노인 승객분들을 마주치곤 하는데, 이분들 중에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종종 보곤 했거든요. 목적지를 지나쳐도 내리지 못하거나, 종착지를 착각하는 모습들을 볼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짠해지곤 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나 공간 감각이 예전 같지 않아 작은 변화에도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럴 때, 주변의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져요. 스티븐의 도움으로 두 분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셨다는 연락을 받고 나니 마음이 놓이면서도, 앞으로 부모님께 더 많이 신경 쓰고 배려해야겠다는 다짐이 들었습니다.
저도 노인분들이 제 트램에 탑승하면 더 신경 써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나이가 들수록 의사소통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고, 그로 인해 도움의 손길이 더욱 절실해지는 경우가 많죠. 오늘의 경험을 통해, 작은 도움 하나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된 하루였습니다. 앞으로는 트램에 오르내리는 노인 승객분들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그분들의 하루가 조금 더 편안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스티븐 부모님이 방문 중인 것도 있고, 노인분들께 더 신경 쓰며 트램 운전을 했습니다. 제가 노인 승객분들을 어떻게 챙기냐면, 트램에 오르고 내리실 때 항상 안전하게 하차하시는지 확인하고, 자리에 앉으실 때까지 기다린 후에 트램을 출발합니다. 노인분들은 가끔 트램의 작은 움직임에 중심을 잃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죠. 특히 바쁜 시간대나 많은 승객들 사이에서, 노인분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하려고 노력합니다. 오늘 하루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일했더니, 제 자신도 한결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트램을 이용하는 모든 승객들이 조금 더 안전하고 편안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하루였습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