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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Nov 23. 2024

심장이 뛰지 않아서..

목요일은 항상 바쁜 하루 중 하나입니다. 오늘도 트램 운행 시간을 맞추기 위해 집중하며 운전했고, 정해진 업무를 마치고 나니 집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스티븐의 자녀들이 스티븐의 부모님을 뵈러 방문하기로 했고, 모두 함께 피자를 먹기로 한 계획이 있었습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 휴대폰에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스티븐이 시간이 되면 전화를 달라고 했습니다. 뭔가 긴급한 일이 있나 싶어 바로 전화를 걸었죠. 스티븐은 "놀라지 말고 잘 들어줘"라고 차분히 말했지만, 그런 말을 들으면 오히려 더 불안해지기 마련이죠. 그래서 "빨리 무슨 일인지 말해!"라고 재촉했습니다. 그러자 스티븐은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셔서 지금 병원에 계셔"라고 말했습니다. 믿기지 않아 "장난하지 마, 무슨 말이야? 다시 제대로 말해줘!"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스티븐은 침착하게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출근한 후, 스티븐과 스티븐의 어머니는 행복이를 학교에서 픽업한 뒤 저녁에 만들 피자 재료를 사기 위해 슈퍼마켓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스티븐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아버지가 말을 잇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스티븐은 아버지가 말을 하려는데 발음이 어눌하고 이상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디 불편하세요?"라고 묻자, 아버지가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며 쓰러지셨다고 했습니다. 스티븐은 제 빠르게 놀라서 급히 000(한국119)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구급차가 오기까지의 시간은 그야말로 긴박했습니다. 구급차가 10분 만에 도착했을 때, 아버지의 심박동 수가 급격히 떨어져 심장 박동수가 거의 20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구급대원들의 응급처치 덕분에 가까스로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지만,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상황은 여전히 심각했습니다. 병원으로 가는 구급차 안에서 "상태가 매우 위중하며,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고 스티븐이 전했습니다.

제가 목요일  평소처럼 75번 트램을 운전하며 알프레드 병원을 지나던 그 시간, 스티븐 아버지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듣고는 머리가 하얘지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습니다. 믿기 어려운 소식이었고, 스티븐과 그의 어머니가 겪었을 두려움과 충격을 생각하니 마음이 미어졌습니다. 모든 일상이 한순간에 멈춰버린 것 같은 현실 앞에서, 당황스러움에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병원에서 진행된 여러 검사의 결과, 다행히 뇌에는 이상이 없다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심장의 상태는 심각했습니다. 심박동 수가 지나치게 낮아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공심장 박동기를 삽입하는 수술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병원 측에서는 "오늘 안으로 반드시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이를 미루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오늘 아침, 저는 병원에 들러 아버지를 뵈었습니다. 다행히 위급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상황은 긴장감 속에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스티븐은 아버지 곁에서 최선을 다해 그를 돌보고 있었고, 저는 그저 수술이 무사히 끝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놀랍게도 수술은 빠르게 진행되었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의료진의 신속한 대처와 뛰어난 실력 덕분에 스티븐의 아버지는 안정된 상태로 회복실로 옮겨졌습니다. 내일이면 집으로 돌아오실 수 있을 거라는 소식에 우리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 모든 일이 불과 24시간 안에 벌어진 일이라니, 아직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하루였습니다. 이렇게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을 보며, 가족의 사랑과 지지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된 하루였습니다.


스티븐 아버지를 뵙고 나서, 삶이라는 것이 얼마나 예측할 수 없는지 새삼스럽게 느꼈습니다. 이미 세 번이나 생사의 고비를 넘기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사실이 다시금 마음 깊이 와닿았죠.

그래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앞으로 매일매일을 즐겁게, 후회 없이 살아가기로요. 무언가를 미루기보다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면 당장 내일이 마지막 날이 되더라도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현실적으로 모든 날이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게 주어진 오늘을 감사하게 여기며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여가는 동안, 행복과 충만함이 제 삶의 중심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스티븐 아버지가 무사히 회복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저 역시 그분의 강인함을 본받아 제 삶을 더욱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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