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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Nov 24. 2024

아이를 위한 기쁨을 준비하고, 또 한쪽에선 가족의 건강

오늘은 정말 정신없는 하루였습니다. 스티븐 아버지께서 어제 수술을 마치고 오늘 2시경에 퇴원을 하셨습니다. 모두가 안도하며 기뻐했던 것도 잠시, 퇴원 후 1시간 만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저는 내일 행복이의 생일 파티 준비로 분주하게 마무리 작업을 하던 중, 스티븐 아버지가 화장실에서 나오시다가 수술 부위에서 피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하셨습니다.

순간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급히 스티븐을 부르고, 제가 아버지의 수술 부위를 손으로 지압하며 피를 멈추려 했습니다. 스티븐은 다급하게 병원으로 연락을 했고, 병원에서는 다시 000( 한국 119)에 연락해 구급차를 부르라고 지시했습니다. 그야말로 긴박한 순간들이었어요.


구급차가 도착하고 나서야 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스티븐 아버지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되셨고, 우리는 초조한 마음으로 뒤따랐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퇴원 후 집에서 쉴 수 있다는 안도감에 기뻐했던 우리가, 다시 병원으로 향해야 한다니 이 모든 상황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병원에 도착한 후 의료진은 재빠르게 검사를 진행했고, 출혈 부위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술 직후의 몸 상태는 늘 예민하고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많다는 것을 알지만, 이렇게 퇴원하신 지 1시간 만에 다시 입원하셔야 한다니 가족 모두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와중에도 내일 행복이의 생일 파티 준비는 계속 진행해야 했기에, 저는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한쪽에선 아이를 위한 기쁨을 준비하고, 또 한쪽에선 가족의 건강과 안위를 걱정해야 하는 이 상황이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모든 일이 무사히 마무리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저는 스티븐 아버지를 상황을 지켜보면서 유서를 작성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것은 제 마음 가는 대로 작성한 유서입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저를 아는 몇몇 분들은 놀라실 수도 있겠지만,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모두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떠난다 하더라도 너무 놀라지 않으셨으면 해요. 저는 매일 죽어도 미련이 없을 만큼 최선을 다해 살아왔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후회 없이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남편, 스티븐.
당신이 가장 놀랄 것 같아 가장 먼저 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죽어서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을 거예요. 우리가 함께 나눈 세월이 그 사랑의 증거 아닐까요?

당신과 함께한 모든 순간이 저에게는 축복이었고, 끝까지 당신을 사랑하며 떠납니다. 그렇기에 일주일만 슬퍼해 주고 나를 잊어버리고, 당신의 삶을 잘 살아가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천천히 나를 따라올 것 같아요. 당신이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사랑하는 아들, 행복아.

아빠가 떠나더라도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네 삶을 열심히 살아가며, 가끔씩만이라도 아빠를 떠올려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할 거야. 네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아빠의 사랑이 늘 너와 함께한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구나.

행복한 순간을 만드는데 돈도 많이 필요했어 돈 대신 우리는 많은 추억을 만들었지. 그래서 내가 가진 것이 많지는 않지만, 너와 스티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남겨두고 간단히 정리해 놓았단다. 한국에 있는 집은 할머니가 계속 사시다가 돌아가시면 네게 남겨주고 싶어. 그리고 은행에 있는 돈은 스티븐에게 남겨, 네가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도움이 되길 바란단다. 스티븐과 네가 앞으로도 함께 행복한 삶을 이어가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 이 선택이 너희에게 작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제가 남긴 이 말들이 여러분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저는 늘 여러분을 사랑으로 지켜보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내가 떠나더라도, 이 세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곳인지 잊지 않고 살아가 주세요. 여러분의 웃음과 행복이 제가 남긴 마지막 소망입니다. 여러분의 삶 속에서 제가 남긴 사랑이 빛나기를 바랍니다.


사랑을 담아,

스티븐과 유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을 때, 저는 가볍게 “당신은 어떤 유서를 남기고 싶어?”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스티븐은 잠시 생각하다가 의외로 담담하게 “나는 그런 거 없어”라고 대답했습니다. 왜 없냐고 되물었더니, 그는 “가진 게 별로 없으니까 남길 것도 없어”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잠시 멈칫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서를 작성할 때, 그 중심에는 재산 분배가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이나 배우자에게 남기고 싶은 것을 지정하거나, 남겨진 가족이 재산 문제로 갈등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죠. 재산이 많든 적든, 유서는 결국 남은 사람들을 위한 마지막 배려이자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티븐의 말에는 어떤 씁쓸함과 현실적인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맞아, 유서는 재산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라고 말하며 저는 그의 대답을 이해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조금 슬프게 다가왔습니다. 재산이 없으면 유서를 남길 이유가 없다는 것은, 결국 삶의 흔적조차 남기지 않겠다는 뜻처럼 들렸거든요.


“그렇지만, 꼭 재산이 아니더라도, 남길 말은 있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덧붙였습니다. 그러자 스티븐은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정말 남기고 싶은 건...”이라며 말을 이으려다 멈추고는, 그는 그저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재산과 물질적인 것에 초점이 맞춰지는 유서라는 현실이 씁쓸하면서도 이해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남긴 삶의 흔적이 오직 물질로만 평가될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그 이외에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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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후반 사업가 김 씨는 최근 당뇨병과 고혈압 진단을 받으면서 남겨진 가족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김 씨는 아내와 함께 열두 살 아들, 열 살 딸을 키우고 있다. 만약 자신이 일찍 사망하면 가정주부인 아내가 자신을 대신해 사업을 운영하고 두 자녀까지 키울 것이라는 믿음이 없다. 김 씨는 만일의 위험에 대비해 은행을 찾아 유언대용신탁 계약을 맺었다. 자신이 사망할 경우 운영 중이던 사업체 지분은 두 자녀에게 각각 40%, 아내에게 20% 배분하기로 했다. 보유 재산은 은행에 맡기고 매년 일정 금액을 가족에게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김 씨는 “유언대용신탁 계약 구조를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어 그나마 마음이 놓였다”라고 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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