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소식에 저를 아는 몇몇 분들은 놀라실 수도 있겠지만,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모두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떠난다 하더라도 너무 놀라지 않으셨으면 해요. 저는 매일 죽어도 미련이 없을 만큼 최선을 다해 살아왔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후회 없이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남편, 스티븐.
당신이 가장 놀랄 것 같아 가장 먼저 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죽어서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을 거예요. 우리가 함께 나눈 세월이 그 사랑의 증거 아닐까요?
당신과 함께한 모든 순간이 저에게는 축복이었고, 끝까지 당신을 사랑하며 떠납니다. 그렇기에 일주일만 슬퍼해 주고 나를 잊어버리고, 당신의 삶을 잘 살아가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천천히 나를 따라올 것 같아요. 당신이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사랑하는 아들, 행복아.
아빠가 떠나더라도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네 삶을 열심히 살아가며, 가끔씩만이라도 아빠를 떠올려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할 거야. 네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아빠의 사랑이 늘 너와 함께한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구나.
행복한 순간을 만드는데 돈도 많이 필요했어 돈 대신 우리는 많은 추억을 만들었지. 그래서 내가 가진 것이 많지는 않지만, 너와 스티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남겨두고 간단히 정리해 놓았단다. 한국에 있는 집은 할머니가 계속 사시다가 돌아가시면 네게 남겨주고 싶어. 그리고 은행에 있는 돈은 스티븐에게 남겨, 네가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도움이 되길 바란단다. 스티븐과 네가 앞으로도 함께 행복한 삶을 이어가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 이 선택이 너희에게 작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제가 남긴 이 말들이 여러분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저는 늘 여러분을 사랑으로 지켜보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내가 떠나더라도, 이 세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곳인지 잊지 않고 살아가 주세요. 여러분의 웃음과 행복이 제가 남긴 마지막 소망입니다. 여러분의 삶 속에서 제가 남긴 사랑이 빛나기를 바랍니다.
사랑을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