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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28. 2024
오늘 하루만 미치고 싶네요.
아침부터 빗소리가 창밖을 두드리며 저를 깨웠습니다. 잔잔히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니 하루가 길게 느껴질 것 같았습니다. 비가 주는 고요함 속에서 한숨 돌리며 하루를 시작했죠. 점심 무렵, 비가 그치고 따뜻한 햇살이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따스한 빛이 온몸을 감싸는 느낌에 조금은 안도하며 출근 준비를 마치고 일상의 자리를 찾아갔습니다. 밖은 약간의 습기를 머금은 채, 더운 공기가 몸에 닿아 에어컨이 절로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저는 72번 노선을 운전하며 하루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날씨는 금세 돌변했습니다.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세상은 밤처럼 어두워졌습니다. 그리고는 미친 듯이 쏟아지는 비. 마치 홍수가 날 것처럼 쏟아지는 기세에 잠시 넋을 잃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은 다시 밝아졌습니다. 따뜻한 햇살이 스며들었고, 잠시나마 안도감을 주었죠. 그런데 비는 여전히 멈추지 않았습니다. 해가 떠 있는 가운데도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날씨는 좋아졌고, 제가 운전하는 동안 이런 날씨가 반복되었습니다. 많은 승객들이 날씨가 미쳤다고 농담처럼 말했지만, 저는 오늘의 날씨가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날씨는 꼭 제 마음 같았기 때문이죠. 오늘, 행복이가 ADHD 확진을 받았습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의사의 확정적인 말을 듣는 순간, 제 감정은 소나기처럼 갑작스럽게 밀려들었습니다. 먹구름처럼 무거운 슬픔이 가슴을 짓눌렀고, 혼란스러움이 몰아쳤습니다. 하지만 햇살이 잠시 고개를 내밀던 순간처럼, 제 마음 한구석엔 사랑과 희망이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희망은 아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겠죠.
비가 하늘을 가득 채우며 미친 듯 쏟아지던 순간, 하늘이 저 대신 울어주는 것 같아 위로를 받았습니다. 제가 울지 못한 눈물을 대신 비로 쏟아내는 것 같아 오히려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햇살이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비가 계속 내리더라도, 햇살은 언제나 사라지지 않는다고요. 오늘의 날씨는 마치 제게 속삭이는 듯했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빛은 반드시 존재한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