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소리를 찾기 시작하다
나는 중학교 시절 밴드부 활동을 했다.
그땐 기타를 쳤고, 단순히 연주만이 아니라 소리 전체에 호기심이 많았던 시절이었다.
어느 날, 밴드부 선생님께 음향에 대해 물어봤다.
"앰프 소리는 어떻게 나요?"
"마이크는 왜 가까이 댈수록 울리죠?"
그 질문 하나가 시작이었다.
선생님은 하나하나 알려주셨고, 그걸 계기로 나는 음향에 본격적으로 빠져들었다.
좋은 기회로 17살 어린나이에 음향 렌탈 현장과 악기 렌탈 셋업을 따라다닐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스피커를 설치하고, 믹서를 만지며, 리허설 현장을 보는 것 자체가 공부가 됐다.
집에 돌아와서는 SE215, UM PRO 30 같은 이어폰들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고,
다양한 음악을 듣고, 장비에 대해 하나하나 파고들었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깨달았다.
단순히 ‘좋은 소리’를 찾는 게 아니라,
‘왜 이런 소리가 나는지’를 알고 싶었다는 걸.
그러다 어느 날,
이어폰에서 들리는 작은 노이즈를 듣고 문득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듣다 보면, 노이즈와 불협화음 마저 음악의 일부가 될 때가 있다.”
그건 소음이 아니었다.
공간의 질감이었고, 연주의 흔적이었고,
무대 뒤의 땀과 시간이 담긴 '진짜 소리'였다.
그때부터였다.
내가 좋아하는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게, 내 인생의 유일한 낙이 되었다.
세상과의 접점이 사라질수록, 그 작은 이어폰 하나가
나를 세상과 연결해주는 유일한 끈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음악을 듣는 사람이 아닌
음악을 이해하려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