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한근태
발행 : 2021년, 클라우드나인
요약
한근태 작가는 미국에서 고분자공학 박사를 받고 39세라는 나이에 대우자동차 최연소 이사로 임명돼 화제가 되었던 분이다.
이후 40대 초반에 돌연 사직서를 던지고 경영학 석사를 받은 뒤, 컨설팅, 코칭, 기업 자문 등을 하면서 수많은 저서를 저술하고 있다.
우연히 '글쓰기' 공부를 위해 읽게 된 이 책을 통해 '글쓰기'가 삶을 바꿀 수 있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는 타격감이 큰 그의 생각을 접하게 되었고, 아울러 '코칭'을 공부하고 있는 나에게 그는 인생 후반전 완벽한 롤 모델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인생 전반전 다양하고 충분하며 값진 경험을 한 이들이 인생 후반전 '글쓰기'라는 작업을 통해 자신의 '암묵적 지식과 경험, 자산'들을 명확한 '형식지, 지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삶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그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도 많은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독서노트
사람들은 누구나 건강하고, 충만하고, 시간적, 경제적, 직업적으로 자유로운 그런 삶을 원한다. 나는 환갑이 지난 지금, 젊은 시절 꿈꾸던 삶을 살고 있다. 시간적, 경제적, 직업적으로 자유롭다. 내 인생을 바꾼 결정적 사건은 '글쓰기'이다.
강의만으로는 지식노동자가 될 수 없다. 강의는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강의는 글쓰기와 맞물릴 때 비로소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강의보다 중요한 건 글쓰기이다.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는 글을 써봐야 비로소 주제 파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을 쓰기 전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특정 주제에 대하여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정말 아는 것이 없다는 깨달음이 온다. 그럼 비로소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다. 글을 쓴다는 것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일정 수준이 되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경험도 많고 관련한 지식은 많지만 이를 글이나 책으로 내지 않은 사람과 경험은 적지만 공부를 해서 책으로 엮은 사람 중 누구를 전문가로 불러야 할까? 지식이란 무엇일까? 알고 있는 것 자체로 가치가 있을까? 지식은 언제 가치를 낼 수 있을까? 정답은 없지만 한 사람의 머릿속에만 있는 것보다는 이를 글로 펼쳐내는 것이 본인에게도 사회에게도 가치가 있다.
퇴직 후 할 일이 없다는 것은 자신의 경험과 지식과 노하우를 지적 자산으로 변화시키는 데 실패한 것이다. 한 직장을 오래 다녔다고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보다는 원주민일 가능성이 높다. 원주민에서 전문가로 거듭나는 최선의 방법이 바로 글쓰기이다.
직장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은퇴 후 어떻게 살 것이냐 하는 문제이다. 회사에 있을 때는 회사 브랜드로 살아간다. 회사를 등에 업고 그 안에서 주어진 일을 하면 된다. 그런데 회사를 나오는 순간 그게 사라진다. 명함이 사라지면서 자신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 정체성이 사라진다. 그럼 자신을 알릴 방법도 없고 다른 사람들도 그 사람에 대해 알기 어렵다. 그 사람에게 전문성이 있고 통찰력이 있어도 활용할 방법이 없다. 그게 가장 두려운 것이다. 이를 해결할 최선의 방법은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책을 쓰는 것이다. 책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것이다. (책은 최고의 자기소개서이다.)
책을 못 내는 이유 중 하나는 완벽한 책을 내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책을 내기 위해서는 겸손해야 한다. 이 세상에 완벽한 책은 없다.
혼자만 알고 있는 지식보다는 나누고 영향을 끼치는 것이 지식인 본연의 임무다. (피터 드러커)
디지털 시대가 발전할수록 글을 잘 쓰는 사람이 기회를 잡을 것이다. 이렇게 바쁜 시대에 언제 다 만나고 얘기를 하고 얘기를 듣는가? 글로 사람들 마음을 설득하고 사로잡고 변화시키는 시대가 왔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미래를 얻게 될 것이다. 전문가가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을 써야 전문가가 된다.
불우(不遇)란 말이 있다. 아닐 불, 만날 우, '만나지 못하다'란 뜻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불우한 사람은 진정한 자신을 만나지 못한 사람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신의 강점이 뭔지, 정말 좋아하는 일이 뭔지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은 늘 다른 사람들에게 휘둘린다. 자기 대신 남들이 원하는 공부를 하고 남들이 원하는 삶을 산다. 늘 속으로 이건 아니란 생각을 하지만 그게 인생이라 생각하고 시간을 허비한다.
진정한 자신을 만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글을 쓰는 것이다. 글을 쓰다 보면 내 안에 숨어 있던 기억, 생각, 상상력이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온다. 내 안에 이런 생각이 숨어 있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무언가를 써 보겠다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늘 다음 격언이 떠올라 나를 못살게 군다. " 글을 쓰는 것은 수표를 발행하는 것과 비슷하다. 사상(思想)이 없는데 글을 쓰려 하는 것은 은행에 잔고가 없는데 수표를 발행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
우유를 마시는 사람과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 중 누가 더 건강할까? 당근 배달하는 사람이다. 영국 속담이다. 글을 쓰는 사람과 글을 읽는 사람 중 누가 더 많은 혜택을 받을까? 당연히 글을 쓰는 사람이다...
아이들은 잘 때 자란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어른들은 언제 성장할까? 젊어서의 난 '생존'하기 위해 살았다.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나는 글을 쓰면서 '성장'하였고 그 중심에 글쓰기가 있다.
글을 쓰면 성장할 수 있다. 근데 이를 위한 필수조건이 있다. 바로 고독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자꾸 누군가를 만나고 건수를 만들어 모임을 만드는 사람들은 왜 그럴까? 내가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불안 때문이다. 혼자 있을 때 엄습하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서이다.
자신의 지식을 말로만 하지 말고 글로 써라. 그래야 내 것이 되고 성장할 수 있다.
'적자생존', 적는 자가 생존할 수 있다.
글을 쓰면 얻게 되는 것들
모호했던 것들이 명료해진다. 글은 생각에 안경을 씌우는 일이다. 흐릿했던 생각의 초점을 맞추는 일이다.
생각이 정리되고 새로워진다.
핵심을 요약할 수 있다.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자기 수련과 공부가 된다.
객관화해서 보게 된다.
외롭지 않고 충만해진다.
글쓰기의 본질은 책 읽기이다. 책을 많이 읽어야 뭔가 할 말이 생기고 뭔가를 쓸 수 있다. 읽은 만큼 쓸 수 있다. 읽지 않으면 쓸 수 없다.
책을 많이 읽는 것 못지않게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 묵독으로 읽은 내용은 잘 입력되지 않는다. 읽은 후 빛의 속도로 읽은 내용이 사라진다. 난 책을 거칠게 읽는다. 줄도 치고, 낙서도 하고, 의견이 생기면 내 의견도 적고, 좋은 내용은 전체를 접기도 한다. 책을 읽는 것보다 책을 읽은 후가 중요하다. 난 반드시 주요 부분, 기억하고 싶은 부분, 소개하고 싶은 부분을 필사한다.
글쓰기는 요리와 비슷하다. 재료 준비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막상 요리하거나 글을 쓰는 데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글쓰기를 위해 셰익스피어가 될 필요는 없다. 상대방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진실한 마음만 있으면 된다.
좋은 글의 세 가지 조건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 읽을 맛이 나는 글, 읽을 만한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을 꼽는다. (이오덕 선생)
글쓰기는 글쓰기로 연습하라.
사람은 가지만 글은 남는다. 그가 그리울 땐 난 가끔 그가 쓴 책을 꺼내 읽는다. 기억나는 사람으로 남고 싶은 자 글을 써라.
글쓰기 관련해 내가 하고 싶은 제1의 조언은 " 준비가 됐건 되지 않았건 책상에 앉아 일단 시작하라. "라는 것이다.
글은 내 안에 있는 것을 밖으로 끄집어내는 일이다. 근데 글을 쓰기 전까지는 내 안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없다.
쓰고 또 써라. '양질 전환의 법칙'. 일정량이 모여야 질이 확보된다.
글쓰기의 최대 장애물은 완벽주의다. 글쓰기의 핵심 중 하나는 고쳐쓰기다.
- " 모든 초고는 걸레다. " (헤밍웨이)
단순하고 명쾌하고 짧은 글을 좋아한다. 글은 단문으로 쓰는 게 유리하다. 길게 쓰면 읽기 어렵다.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하면 지겨워진다. 지우고 또 지워라.
글이 어렵다는 것은 본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무엇을 쓰든 짧게 써라. 그러면 읽힐 것이다. 명료하게 써라. 그러면 이해될 것이다. 그림같이 써라. 그러면 기억 속에 머물 것이다. " (조셉 퓰리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