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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요즘 것들(?)' 다루기 (1)

by 최코치
츤데레 : 무심한 듯 세심하게

"왜 행사를 주말에 하나요?"
"시간 없는데 그냥 문자로 알려주시면 안 돼요?"
"저한테 창의적인 거 요구하지 마세요. 전 창의적이지 않거든요."

일명 '요즘 것들'이 하는 말이다. 젊은 직원들이 거침없이 내뱉는 말에 리더들은 하나같이 어이없어한다. 아무리 이해하려 애써도 그들의 당돌한 말과 행동은 낯설기만 하다. 리더들은 이렇게 반문한다.

"왜 저럴까?"
"쟤들은 어떤 마음으로 회사를 다니는 거지?"
"도대체 어디까지 맞춰줘야 하는 거야?"...

- 정지현, [요즘 애들은 츤데레를 원한다] 中
츤데레 : 일본에서 건너온 이 말은 '새침하고 퉁명스러운 모습'을 나타내는 '츤츤(つんつん)'과 '부끄러움'을 나타내는 '데레데레(でれでれ)'를 조합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냉정해 보이지만 속마음은 친절하고 따뜻한 성향을 지닌 캐릭터를 가리킨다.



이제 우리에게는 'MZ세대'라는 용어는 익숙하다. 이를 나누어 보면, 1980년대생이 대부분인 M: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이후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 Z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이미 기업을 포함한 사회 전반에서는 M세대는 주류(主流)가 되어가 되어 가고 있다. 연령적으로도 3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까지 해당이 되기 때문에 더 이상 어리다고만 볼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이유에서 Z세대들은 MZ세대라는 통칭을 썩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이다. 이미 M세대와도 그들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요즘 기업 현장에서는 초점이 Z세대로 옮겨 가고 있다. 정말 통통 튀는 이들을 X세대와 M세대 리더들이 다루기에 벅차하는 일들이 일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랑하기에 내려놓는다 : 츤데레가 됩시다

최근 코칭을 하고 있는 A 팀장님의 사례이다.


A 팀장님은 50대 후반으로서 정년퇴직이 가까운 분으로, 건설현장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신 현장통이다. 첫 시간에 합의한 코칭 주제 중 하나가 중간관리자인 B가 팀원들을 잘 학습시켜주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처음에는 B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험 대비 팀원들에게 전수해 주고자 하는 욕구나, 기술이 없는 것으로 이해를 하여 B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이야기가 흘러갔다.


1~2회 코칭이 진전되면서도 B의 변화를 이끌기 위한 우리의 논의가 실행으로 옮겨지지는 않으면서 어려움에 봉착하였는데, 마침내 문제의 원인이 A팀장님 본인에 있다는 깨달음에 이르게 되었다. A팀장님은 평생 본인이 항상 학습하는 자세를 견지하여 왔으며, 같이 일하는 동료나 구성원들에게 직접 자세하게 가르치거나, 공부하도록 독려하고, 이를 확인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던 것이다. 이유는 동료나 팀원들이 늘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A팀장님의 성품으로 판단해 볼 때, 이들에 대한 애정 어린 채찍질이었던 것이다.


이전의 현장에서도 많은 팀원들을 이런 방식으로 관리하시다가 다른 곳으로 대부분 이동시켰는데, 보낼 때는 늘 부족해 보이는 팀원들이 다른 곳에 가서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가득했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팀원들이 다른 곳에 가서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뿌듯해하시는 것이었다.


내가 물어보았다. "팀장님, 그때 팀원들을 보내실 때에도 걱정이 가득하셨죠?", "그런데 그들이 다른 곳에 가서 다들 잘하고 있다고 인정받고, 팀장님 밑에서 일을 배운 사람들은 다르다고 팀장님 또한 인정을 받고 계시죠?", "그런데, 왜 팀장님께서는 아직도 팀원들을 하나하나 직접 다 챙겨서 눈으로 확인하시려 하시나요?"... 팀장님은 그제야 "네, 코치님 말씀이 다 맞는 것 같네요. 왜 저는 이렇게 늘 병적으로 걱정하고, 챙기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탄식을 하셨다.


과거에 우리가 사랑하는 마음과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으로는 지금의 Z세대들을 품어 내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사랑하는 마음은 같지만,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 그들은 다가갈수록 더욱더 멀리 도망가려 할지도 모른다.


팀장님, 사랑하기에 이제는 좀 내려놓으시죠...



#츤데레 #MZ세대 #밀레니얼세대 #Z세대 #요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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