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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성찰을 돕는 책 II

<해피어, 탈 벤 샤하르>

by 최코치
하버드는 학생들에게 행복을 가르친다

탈벤샤하르.jpg 탈 벤 샤하르


행복에 관한 수많은 책이 있지만, 이 책만큼 명료하고, 실용적이며, 성찰(省察)을 부르는 책은 드물다. 탈 벤 샤하르(Tal Ben-Shahar), 하버드대학교에서 ‘행복(Happiness)’이라는 수업을 개설해 수천 명의 학생이 몰려든 전설적인 강의를 진행한 인물이다. ‘아이비리그의 3대 강의’ 중 하나로 손꼽히는 그의 강의는 수업이 끝난 후에도 삶에 여운을 남긴다고 전해진다.


아이비리그 3대 강의 : 하버드, 마이클샌델 <정의, Justice>, 하버드, 탈 벤 샤하르 <행복, Happiness>,
예일, 셸리 케이건 <죽음, Death>


그의 대표작인 『해피어(Happier)』는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과 욕망을 어떻게 바라보고, 정리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 알려주는 친절한 안내서이다. 그리고 이 책은 내게도 ‘지금 여기’(here and now)에서의 삶을 돌아보게 해주는 성찰의 거울이 되었다.




우리는 왜 행복을 놓치고 있는가?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마음에 남은 문장은 이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행복을 미래의 어떤 시점에 위치시킨다. 마치 지금은 준비 단계일 뿐, 진짜 삶은 나중에 시작되는 것처럼.”


탈 벤 샤하르는 인간의 행복 추구가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고 말한다.


1. 쾌락주의자(Hedonist) – 당장의 즐거움만을 추구한다.

2. 성취주자(Rat Racer) – 현재를 희생하고 미래의 성공을 위해 사는 사람

3. 허무주의자(Nihilist) – 어떠한 기대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상태

4. 행복추구자(Happier) – 현재의 의미와 미래의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삶.


책을 읽으며 나 스스로가 ‘성취주의자’의 삶에 익숙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참으면 언젠가 잘 될 거야’라는 마인드는 어쩌면 성실해 보이지만, 지금 이 순간을 등한시하는 삶이다. 벤 샤하르는 이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Process)”이라고 강조한다.




성찰을 위한 작은 실험들


탈 벤 샤하르는 이론뿐만 아니라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도구들도 제공한다. 그중 인상 깊었던 것은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이다.


1. 무엇이 내게 기쁨(Joy)을 주는가?

2. 나는 언제 몰입(Flow)하는가?

3.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Strength)?


이 세 가지가 겹치는 지점을 찾아내는 것이 곧 ‘의미 있는 삶(Meaningful Life)’의 시작점이라고 그는 말한다. 나는 이 질문을 노트에 적어 며칠 동안 써보았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 활동이 있었다. 글쓰기, 독서, 그리고 누군가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때. 이것이 내가 진짜 좋아하고, 몰입하며, 꽤 잘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성찰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 조용한 새벽, 커피 한 잔, 그리고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했다.


『해피어』는 단순히 더 나은 기분을 만들기 위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나를 직면(直面)하게 만든다.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은 무엇인지, 지금 나의 감정은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 나는 왜 계속해서 바쁨이라는 이름 아래 감정을 외면하고 있는지...


삶을 바꾸는 것은 대단한 결심이 아니라, 작은 질문을 반복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매일 아침 “오늘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묻는 것, 그것이 성찰이며, 행복의 시작이다.




행복.jpg


“행복은 우리가 도달해야 할 목적지가 아니라, 그 목적지로 가는 여정이다.”
“감정은 우리의 진짜 욕구를 드러내는 신호다.”
“완벽주의(Perfectionism)는 행복의 적이다. 오히려 최선주의(Optimalism)를 추구하라.”

이 책에서 함께 나누고 싶은 문장들이다.


『해피어』는 단순한 자기 계발서가 아니다. 그것은 내면의 소리를 듣고, 삶의 속도를 줄이며, 스스로에게 더 진실해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어쩌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독자 스스로가 자신의 삶에 대해 더 많은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는 점일 것이다. 나 또한 이 책 덕분에 ‘더 나은 삶’이 아니라 ‘더 진실한 삶’을 꿈꾸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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