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옥림, <품위 있게 나이 든다는 것>
품위 있게 나이 든다는 것...
'품위 있게 나이 든다는 것'... 나이 오십을 넘어선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쯤은 마음속에 떠올려 보았을 법한 말이다.
오십을 넘기며 비록 육체는 점점 본연의 건강함과 기능을 잃어가며 그 빛을 바라가고 있지만, 지난 삶과 인생을 돌아보면 마음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도 돌아보고 내려다볼 줄 아는 여유와 태도가 자연스러워진 시기이기도 하다.
젊은 날의 열정은 다소 무모함이 있더라도 이를 지혜롭게 극복하면 크고 작은 성공의 경험과 그 전리품들을 전해 주었다. 하지만, 젊은 날의 열정은 그 이면에 늘 불안하고, 쫓기는 소위 '부정의 신념들(Negative Inner Belief)'과 함께 하지 않았던가?...
오십이 훌쩍 넘은 지금... 이제는 불안하고, 쫓김의 신념들보다, 그동안 축적해 온 여유와 관망, 성찰의 힘을 기반으로 남은 시간을 어떻게 우아하고 당당하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그것이 설령, 그동안 요원하기 짝이 없던 인간 수명의 한계, '죽음'이라는 거대한 벽에 한층 더 가까워졌음을 느끼는 '본능적 회피' 현상이라 할지라도,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답게 살다 죽어야 할 그 위대한 숙제를 이제는 챙겨봐야 할 시점이라는 점에서는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작가 김옥림, <품위 있게 나이 든다는 것>
비슷한 시기의 사람들이 같은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나의 생각을 바로잡아 보는 교정의 시간이기도 하고, 비슷한 생각으로부터 '정서적 유대감'을 느끼며 인생 후반의 외로움을 덜어 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서점을 들렀다가 그의 <품위 있게 나이 든다는 것>이라는 책 제목이 나의 두 눈에 바로 꽂혔다. 작가 김옥림 선생은 문예지에 시로 등단 후 약 30여 년간 문학활동을 하시고, 저서를 약 50여 권 출간하신 분이다.
이 책에서 그가 말한 인상 깊은 문장들을 몇 개 추려 보았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나는 나를 지킬 의무와 책임이 있다. 나는 행복한 나로 살아야 할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혼자만의 공간은 반드시 필요한 자유의 공간이며 사유의 공간이다. 50대는 인생에 있어 가장 복잡한 시기이다. 그러다 보니 갖가지 스트레스로 인해 가장 복잡한 시기이다. 이럴 때 지친 마음과 육신을 평안히 함으로써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현자(賢者)는 현실을 정확히 보나, 범인(凡人)은 현실을 반대로 본다. 체면 역시 마찬가지다. 현자는 체면을 멀리하나, 법인은 체면에 매여 하고 싶은 일도 하지 못한다.”
“힘든 일도 인생의 손님이다.”
“생각은 녹슬지 않게, 몸은 삐걱거리지 않게”
...
작가는 자신의 문학적 통찰과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장년 이후의 삶을 정리하고, 성장하고, 더 깊어지는 방향으로 안내를 하고 있다.
자기 연민을 넘어서 : 자기 자신을 격려하며 살아야 하며, 나이 듦의 고통 속에서도 스스로를 믿는 힘이 중요하다.
고독을 받아들이는 지혜 : 고독은 피할 대상이 아니라, 내면을 돌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타인과의 관계 정리 : 불필요한 인간관계는 줄이고, 관계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몸과 마음을 돌보는 습관 : 운동, 명상, 정리정돈 등 일상의 습관이 삶의 품격을 만든다.
죽음에 대한 준비 : 죽음을 준비하면 오히려 삶이 더욱 단단하고 풍요로워진다.
나에게는 죽음에 대한 준비라는 말은 아직 솔직하게 다가오지 않으나,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외로움을 이겨나가야 하며, 타인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몸과 마음을 돌보는 습관을 가지라고 하는 이야기는 마음에 그대로 와닿는 이야기인 것 같다. 이미 많은 부분 실천하며 살고 있기도 하다.
내면의 힘, 내면의 존재로 살기
최근 리더십과 코칭 분야에서 트렌디한 화두 중 하나가 '감성지능(EI ; Emotional Intelligence)'이다. AI와 VUCA(Volitile, Uncertain, Complex, Ambiguous)의 시대에 살고 있는 리더들과 우리는 우선,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 줄 알고, 나아가 타인, 그리고 공동체의 감정의 역동을 이해하고 이를 균형 잡는 능력이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해진 이유에서이다. 결국, AI의 사각지대에서 사람의 마음을 읽어 내고, 이를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감성지능에 숙련이 된다는 것은 결국 '사람(Human Being)'을 구성하고 있는 두 가지 존재, 'Human(Physical 존재, 겉사람)'과 'Being(Spiritual 존재, 속사람)'이 잘 융합되고, 항상 'Being'이 전면에 나서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조화를 이끌고 나감을 의미한다.
모든 인간에게는 이러한 위대한 힘을 가진 존재, Being이 존재한다. 단지, Human에 묻혀 그 존재를 모르고 살아갈 뿐이다.
이제 나이 들어 품위 있게 살기 위해서는 누구나 자신의 내면에 숨어 있는 '내면의 존재'를 전면에 내세워 당당하면서도 품위가 있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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