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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탐험가 Jul 29. 2022

아이가 차려주는 아침 식사.

슬기로운 방학 생활

두 아이의 방학이 시작된 지 5일째다.

방학이 되면 삼시 세 끼를 챙겨야 하는 가장 큰 미션이 생긴다. 학교에 가면 한 끼는 해결하고 오니 그게 얼마나 엄마를 여유롭게 하는지 엄마라면 공감될 것이다. 아침 먹고 돌아서면 점심을 준비하고, 조금 쉬었다 하면 저녁을 준비할 시간이 다가온다. 하루에 밥은 왜 꼭 세끼를 먹어야 할까? ㅎㅎㅎ 이런 질문을 하는 동안에도 밥은 하루 세끼 먹어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인은 역시 밥심이지!! 




요즘 즐겨 보는 드라마가 생겼다. 최고 인기를 누리는 '이상한 변호가 우영우'다. 며칠 전 어린이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공감이 되었다.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이라는 직업을 가진 '방구뽕'이라는 인물은 어린이들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에 대해 정의했다.


1.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한다.

2. 어린이는 건강해야 한다.

3. 어린이는 행복해야 한다.


이 세 가지의 선언이 나 자신과 많은 부모들에게 한 번쯤은 돌아볼 기회가 될 수 있을 듯하다. 

드라마라 조금은 과장된 부분이 있지만, 우리의 현실 아닐까 생각도 든다. 방학과 밥차리기 이야기하다가 우영우 드라마 이야기를 한 것은 방학에 대한 부모와 아이의 생각이 다소 다르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학이 되면 1학기 부족했던 학습 & 2학기 예습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주변 많은 부모들 역시 부족했던 공부를 위해 추가로 특강을 준비하거나, 영어 캠프를 보낸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부족했던 학습의 공백을 채우는 일 중요하다. 하지만 그전에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방학식이 있던 마지막 수업 시간에 <방학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에 대한 학급 의견 내기에서 첫째의 의견이 채택되었다고 한다. 어떤 의견을 냈냐고 물으니, [규칙적인 방학생활을 보내자]를 제시했다고 한다. 

평소 규칙적인 생활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서 자주 대화를 나눈 덕분인지 아이는 규칙적인 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듯하다. 방학이 시작되기 하루 전 아이들과 이번 방학을 어떻게 보낼까 함께 회의(?)를 했다. 엄마도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한 슬기로운 방학생활을 위한 규칙은 다음과 같다.


1. 9시 30분 취침 6시 30분 기상.

2. 매일 아침 30분 운동.

3. 매일 아침 식사 당번 & 메뉴 정하기!

4. 자신이 정한 학습 & 평소 가고 싶었던 곳 찾아가기.


가장 주목할 항목은 3번 매일 아침 식사 당번 & 메뉴 정하기다.

평소에는 학교 생활이 바쁘다 보니, 아침식사 준비는 엄마가 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방학은 시간이 엄청 많지 않은가^^

간식 만들기, 가끔 함께 요리하기는 했지만 아침 식사를 주도적으로 준비하는 계획은 이번 여름방학이 처음이다. 아이들도 자신이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는 생각에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  

'요리사'라는 명칭도 꼭 붙여 달라고 했다. 엄마는 '보조'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ㅎㅎㅎ

보드에 날짜와 아침 메뉴를 적고, 내일을 계획한다. 메뉴 정하기에도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첫째. 아이들이 쉽게 할 수 있는 메뉴.

둘째. 가족들이 좋아하는 음식.

셋째. 아침식사로 적당한 식재료.

식사 하나 차리는 과정에도 생각할 거리, 결정해야 할 부분이 많다.

식사 준비하나를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레 소속감과 책임감을 배우게 된다. 초등시절 국영수를 배우는 것보다 더 우선시 되어야 할 덕목이라 생각된다. 


아이들이 손수 반죽해서 만든 감자 수제비와 유부 초밥은 최고의 맛이다.

감자 수제비를 하나 만드는데 1시간 30분이 걸려 아침 식사를 9시에 하기도 했다.

엄마가 평소 요리하는 것을 유심히 도 봤는지 반죽 숙성까지 해야 한다며 요리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아이들이 아침 준비를 하는 동안 엄마는 집안을 정리하고 세팅하는 것을 도왔다. 

한층 여유로운 아침이다. 아이들이 차려주는 아침을 먹는 부모라니~ 글을 쓰는 지금도 미소가 번진다. 




아이에게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은 건강한 신체와 가정에서 자신이 맡은 임무를 책임감 있게 수행하는 과정임을 두 아이를 키우며 느낀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방구뽕씨가 말했던 3가지를 잊지 않겠다. 

건강해야 하고, 행복해야 할 어린이의 삶을 보장해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 



여름 방학 아이와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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