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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014) 가짜 우상권 진짜 우상권

by 우상권

사실 고등학교 시절 나의 부끄러운 고백을 하려고 한다. 고등학교 1학년에 입학해 우리 반 학생 55명중 나는 54등으로 입학을 했고 그중 55등은 축구부였다. 운동특기생이라 연합고사를 치르지 않아서 성적이 없는 상태라 실질적으로 는 내가 꼴찌였다. 고등학교 입학 후 가장 먼저한 것은 3년뒤 원하는 대학교를 적어 조사하는 것이었는데 나는 당당히 원하는 대학교를 적어서 제출하였고 며칠이 어머님께서 교무실로 불려오셨다. 상권이가 지금성적으로는 도무지 갈수가 없는 대학을 적어서 제출했다는 이유였다. 나의 능력밖의 대학을 적어서 낸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지만 선생님께서는 나의 목표를 어머니께 공유를 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어머니께서는 내가 초등학교 시절 좋지 않은 일들로 교무실로 불려간 경험이 많은지라 학교에서 걸려오는 전화나 교무실로 방문을 요청한다는 말들은 어머니께는 공포 그 자체였다. 그날도 어머니께서는 긴장가득안고 학교에 오셨지만 따뜻한 격려를 하며 친절함을 다하는 담임 선생님의 태도에 어머니께서는 안심하고 상담을 받을 수가 있었다. 그렇게 무난하게 어머님이 다녀가시고는 그날부터 무언가 마음속 부담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당시 나의 짝궁은 수성구 엘리트친구였고 입학때부터 고등과정의 모든 교과서를 독파하고 온 무서운 친구였다. 늘 표정에 여유가 있었고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드러나는 그런 아이였다. 첫 중간고사를 치르는데 그 친구는 부탁도 하지 않는 나에게 문제의 답을 감독선생님 몰래 알려주었고 나도 모르게 그 친구가 알려 준대로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그리고 첫 중간고사는 반55등중 8등을 했다. 담임선생님께서는 시험 결과지를 들고 한손에는 회초리를 겨드랑이에 꽂고는 교실문을 힘차게 열고 중엄한 눈빛으로 들어오셨다. 그리고는 성적을 발표를 하는데 우선 우리반 1등을 불러 세우고 모든 학생들에 박수를 받게 하시고는 그다음 나의 이름을 호명하시고는 또 한번 박수를 받게 하셨다. 나는 어리둥절해서 일어섰는데 결과는 반전체 8등 전교등수 56등 입학성적에 비교했을 때 전교에서 가장 많은 등수가 오른 것이었다. 한편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고 한편 성적으로 인정받기는 처음이라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그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그 수성구 엘리트 짝궁친구의 머리를 빌려야만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 첫 시험을 치르는데 순수 나의 실력으로만 쳐야하는 시험이었기에 성적은 반에서 45등 전교등수 357등이었다. 갑자기 확떨어진 성적에 또다시 어머니께서는 교무실로 불편한 방문을 하셔야 했고 그날 나는 아주 오랜만에 형과 함께 옥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형의 회초리를 맞았다. 그날 이후 나는 또 한번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진짜는 결국 드러난다는 사실을.. 말이다.

고1때 1년 동안 수성구 엘리트 친구의 도움(?)으로 얻게 된 나의 성적이 가짜였고 그 1년동안의 우상권은 가짜 우상권이었고 나를 도와준 수성구 엘리트 친구 또한 가짜 친구였다. 그렇게 가짜의 우상권의 삶을 마치고 또다시 드러난 진짜의 우상권으로 돌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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