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등은 내 손으로 벅벅

<나이 먹는 내 모습 바라보기>

by 찌녕

나이 먹어서 서로 등을 긁어줄 수 있는 배우자가 있어야 한다고들 했다.

내가 벅벅 긁으면 되지, 팔 뒤로 돌려서 말이야, 왜 남편에게 긁어달라고 해야 하나. 잘 긁지도 못하는데...

남편은 등을 들이대면 손톱을 감춘 채 손톱 밑의 살로 긁었다. 다치지 말라고 그러는 것인지는 몰라도 그런 움직임은 절대 시원함을 주지 못했다. 답답함만 듬뿍 안겨줄 뿐.

그래서 늘 생각했다.

내 손을 뒤로 돌려서 벅벅 긁으면 된다고.

팔뚝이 가늘지는 않지만 다행히 유연성이 떨어지지 않아서 쑥쑥 뒤로 잘 돌아갔고, 어느 한 구석 미치지 않는 곳이 없어서 아쉬움도 없었다.

나이 50이 될 때까지는 그랬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정말 언제인지 모를 어느 순간에 팔이 위로 들어 올려지지 않는 소위 오십견의 시련을 만나게 되면서 나는 좌절했다. 뒤로 돌려서 등을 벅벅 긁는 것은커녕 팔을 곧게 뻗고서 어깨 위로 들어 올릴 수조차 없었다. 너무 아파서 눈물이 절로 났다.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도스 치료를 받아도 소용이 없었다. 처음에는 엄살 부리지 말라는 시선을 보내던 남편이 추나 및 경락 치료 전문가를 찾아냈다. 그런데 통증의 원인을 찾으려는 듯 이것저것 질문을 하시던 선생님이 내 팔을 잡아 올리는 순간 눈물이 터졌다. 너무 아팠다.

"아파요...."

순식간에 엄살 가득 어린아이가 되어 버리는 내가 한심했지만 신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더 이상의 치료를 할 수가 없었다. 만지만 아픈데, 무슨 치료를 할 수 있나. 결국 정말 필요한 팔은 제쳐두고 평소 좋지 않았던 허리 치료를 받고 나왔다.

밖에 있던 남편이 나를 보고 눈이 동그래지더니, 치료소를 나오면서 쿡쿡거렸다. 내 눈물이 엄살로 보였으니 웃길 수밖에... 서러웠다.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내 몸이 내 맘대로 안 되는 게 서러웠다.

침 맞으러 한의원 가는 길에 전화를 드렸더니 시어머니는 '나도 그랬는데 한 일 년쯤 지나니까 저절로 낫더라'하셨다. 그것도 섭섭했다. 통증이 어떻게 저절로 낫나, 치료를 받아야지...

그런데 침도 맞고 스트레칭도 꾸준히 하고 그래서인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인지 이제 팔을 위로 들어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아직 통증이 다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문제는 그 이후로 내 팔이 등 구석구석까지 닿을 수 없게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내 힘으로 시원하게 등을 긁는 게 힘겨워졌다. 결국 등 긁어 줄 남편이 필요하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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