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허용하되, 행동은 제한하라
아이들의 어떤 행동이 용납되고, 어떤 행동이 용납되지 않는지를 부모는 아이들에게 명확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부모의 허락을 받을 수 있는 행동의 분명한 한계를 알고 있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정서적으로 훨씬 더 안정된다.
아이들이 어떤 느낌이나 생각을 갖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감정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무리 어린아이라도 스스로 책임지도록 가르쳐야 한다.
즉, 감정은 받아들이되, 행동은 한계를 정해두어야 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지는 습관을 갖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배워야 할 소중한 교훈이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과 아무 행동이나 다 허용하는 것을 혼동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이는 통제는 무조건 잘못이고 허용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이지만 잘못했을 때에는 단호하게 “안 돼”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동생을 때릴 때, 안 되는 이유를 구구절절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다. 아이의 감정이 격한 상태에서는 부모의 이야기가 쉽게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사람을 때리는 거 아니야.”라고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그리고 잠시 후, 감정을 추스른 아이에게 왜 사람을 때리면 안 되는지를 간단하게 설명해주어야 한다. “네가 얼마나 속상하고 화가 나는지 알아.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때리면 안 돼”. 상대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도록 하면 더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 “그럴 때 다른 사람이 너를 때리면 네 기분이 어떨 것 같아?”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 참고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워주려면 ‘해도 되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구별하도록 해야 한다. ‘해도 되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 사이의 경계선을 정하는 것은 어른들의 과제이다. 아이는 허용된 범위 안에서는 맘껏 뛰어놀아도 되지만, 경계선을 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명확한 경계선이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편안함과 신뢰를 준다.
경계선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강력하고 효율적인 교육 수단이다. 이것은 아이의 안전과 성장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한계를 모르고 제멋대로 인 것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행동의 제한을 받아 자신을 맘껏 펼치지 못하고 위축되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화가 났을 때 그 화를 적당하게 풀어낼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좋은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밖에서의 모래놀이나 실내에서의 마카로니 놀이, 찰흙놀이, 그림 그리기나 종이접기, 그리고 청소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이면지를 몇 장 주어 잘게 찢어서 날려보게 하는 활동도 꽤 효과적이다. 사람들이 화가 잔뜩 났을 때 억지로 감정을 억누르려 하기보다 어떤 일을 몰두해서 하다 보면 팽팽하게 부풀었던 감정이 조용히 가라앉게 되는 경우가 꽤 많이 있다.
세상 어떤 부모도 아이 곁에서 영원히 함께 살며 가르칠 수는 없다.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될 때를 대비해 어려서부터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라. 아이와 부모 모두를 위한 경계선을 만들어라. 경계선 안에서 부모는 안심하고 아이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둘 수 있다. 아이 역시 경계선만 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을 알기에, 그 안에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자기만의 세계를 넓혀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