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어둠이다
창백한 계절의 끄트머리
살갗을 에는 파란 바람에
꽃잎이 툭 툭
저 멀리
늘어진 전깃줄
덩그러니 초라할 뿐
물 고인 웅덩이
회색빛으로 물들고
새 한 마리 깍깍대는
붉은 날이다
애처로이 피어난
붉은 꽃 하나가
스러져간다
하늘이 붉다
꽃잎이 불어온다
강이나(EANA) 입니다. 산문시와 에세이를 씁니다. 최근 시집 <계절의 흔적>을 출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