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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앙다 Sep 11. 2021

당신이 행복하길 바라는 사람들의 세계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이미예, 팩토리나인


 당신이 잠든 사이, 꿈의 세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꿈의 세계가 뭔지 모른다면, 일단 이 책을 읽어보아야 한다. 우리가 잠드는 순간 들어가게 되는 그곳. 그곳에서는 잠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손님들을 위해 준비된 여러 가지 꿈들이 있고, 그 꿈들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다.


 이곳에서 작년부터 일하게 된 ‘페니’와 꿈 백화점의 직장 동료들, 꿈을 제작하는 제작자들과 꿈과 관련된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꿈을 사러 오는 손님들까지. 다양한 존재들이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매개로 만나고, 소통한다. 꿈을 통해 과거의 아픔을 위로받고, 다시 미래를 향해 나아갈 힘을 얻는다. 잊어버렸던 추억을 되새기고 어제보다 조금 더 행복해진다. 물론, 악한 짓을 일삼던 누군가는 악몽에 시달려 잠드는 것조차 두려울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잠들어 있는 시간은 과거라고 하기에도, 현재라고 하기에도, 미래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과거는 추억할 수 있고, 현재는 살아갈 수 있고, 미래는 준비할 수 있지만, 잠들어 있는 시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멈춰 버린 시간인 것만 같다.


 우리는 잠들기 직전까지도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오늘 겪었던 설렘, 혹은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되새기기도 하고, 내일 해야 할 일들과 만나야 할 사람들에 대해 생각한다. 그런데 잠이 드는 순간, 모든 것이 무색해질 만큼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시간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푹 자고 개운하게 일어나는 아침만큼 기분 좋은 일이 또 있을까? 한숨도 자지 못해 하루를 통째로 힘들게 보내야 했던 날이 있지 않았던가? 또렷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무척이나 기분 좋았던 꿈, 가물가물하지만 왠지 기분이 찝찝했던 꿈들이 그날 아침 우리에게 여러 생각을 안겨준다.


 “손님들도 우리도 전부 마찬가지야.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갈 때가 있고, 과거에 연연하게  때가 있고, 앞만 보며 달려 나갈 때도 있지. 다들 그런 때가 있는 법이야. 그러니까 우리는 기다려야 한단다. 사람들이 지금 당장 꿈을 꾸러 오지 않더라도, 살다 보면 꿈이 필요할 때가 생기기 마련이거든.”
 - <달러구트  백화점>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들기 전, 꾸고 싶은 꿈을 상상해본다. 먼저 과거에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려 본다. 신혼여행 중 남편과 에메랄드 빛 바다에 들어가 물고기를 구경하던 시간, 봉사활동에 함께 간 친구들과 그곳의 어린아이들과 신나게 놀았던 기억, 대학생이 되어 단짝 친구와 밤새도록 수다 떨며 갖가지 얘기들을 풀어놓았던 시간, 부모님과 형제들과 여행하며 동선 짜고 번역기 들고 손발 몸짓 섞어가며 소통하고 구경 다녔던 시간, 처음 자전거를 탔던 시간…


 원하는 미래도 그려보고, 새가 되어보거나, 아이언맨이 되어 보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며 꿈을 상상해보니 참 재밌다. 정말로 그 꿈들을 꾸게 될지는 모르지만, 꾸더라도 기억나지 않겠지만, 그저 생각하고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매일 자는 잠이지만, 왠지 더 기대된다.


 언제나 인생은 99.9% 일상과 0.1% 낯선 순간이었다. 이제  이상 기대되는 일이 없다고 슬퍼하기엔 99.9% 일상이 너무도 소중했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도, 매일 먹는 끼니와 매일 보는 얼굴도.
 - <달러구트  백화점>


 그러고 보니 나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이 감사하다. 행복하고 아팠던 과거도 결국에는 지나갔고, 아무도 알지 못하는 미래가 주어져 있다. 나는 지금, 여기서 현재를 살아가지만, 달러구트의 말마따나, 다 때가 있다. 과거에 연연하거나, 앞만 보며 달려가거나, 현재에 충실하거나. 모든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으니, 무엇을 선택하고 행복할지는 내가 결정할 몫이다.


 지금의 행복에 충실하기 위해 현재를 살고
 아직 만나지 못한 행복을 위해 미래를 기대해야 하며,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행복을 위해 과거를 되새기며 살아야 한다.
 - <달러구트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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