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졸음 잔뜩 실은 듯한
젖빛 구름만이
무척이나 가쁜 듯이
한없이 게으르게
푸른 하늘 위를 거닌다
아, 잃은 것 없이
서운한 나의 마음!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어렴풋이 나는
지난 날의 회상 같이
떨리는, 뵈지 않는
꽃의 입김만이
그의 향기로운 자랑 안에
자지러니노니
아, 찔림 없이
아픈 나의 가슴!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이제는 젖빛 구름도
꽃의 입김도 자취없고
다만 비둘기 발목만 붉히는
은실 같은 봄비 만이
노래도 없이
근심같이 내리노니
아, 안 올 사람
기다리는 나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