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널 보낼 용기>

애도와 상실은 날마다 열어야 할 창문

by 김이안


누구에게든, 어느 가정에게든, 이러한 상실의 고통을 겪을 수 있다. "앎만으로는 건널 수 없는 세계"가 분명히 있다. 그리고 어떤 슬픔은 멀리서 헤아리는 것조차 감당하기 어렵다.


송지영 작가님 덕분에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심정과 상황, 삶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브런치에서 먼저 이 글들을 만났을 때, 미어지는 슬픔을 가두지 않고 한 겹 한 겹 꺼내어 들려준 그 용기에 감사했다. 그리고 잠시나마 기도했다. 날마다 새로운 평안과 위로와 새 힘을 작가님과 그 가정에 내려주시기를.


"애도는 눈물로 닫히는 문이 아니라, 날마다 열어야 하는 창문과 같다. 나는 남겨진 자로서 어제보다 덜 원망하고, 오늘을 조금 더 살아내는 선택을 한다."는 문장을 거듭 읽으며 마음에 새긴다. 그리고 비슷한 고통을 겪은 지인들이 "완결될 수 없는 슬픔"을 매일 창문을 열고 흘려보내기를 염원다.


이 책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닿아, 그들이 겪는 고통을 표출해 낼 수 있는, 또 하나의 언어가 되기를. 그리고 내 가족들, 일상에서 마주하는 이들의 "힘들다"라는 표현을 조금 더 세심히 파악하고 그 마음을 조금 더 헤아려보자고 다짐해본다. 그녀가 이 책을 쓴 용기의 깊이와 무게를 감히 다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 이 용기는 누군가에게 따스한 봄볕이 되어 새로운 소망을, 삶에 대한 의지를, 싹 틔울 거다.





앎만으로는 건널 수 없는

세계가 있다.


고립의 심연.

그 문을 열 수 있는 이는

그 방 안에서

울어본 사람뿐이다.


OO가 견디고 있는

밀실의 한기 속으로 들어가

그 곁에 조용히

머무르고 싶었다.


하지만 완전히 혼자가

되어버리는

그 깊디깊은 곳까지

어떻게 해야

내가 다다를 수 있을까. _ 191





말끝에 잔잔히 서린 아픔이

공기 중으로 퍼져갔다.


남겨진 이들은

떠난 사람의

잔상을 품고 살아야 했다.


먼저 간 사람은 말이 없고

남은 사람들만 목이 메었다. _ 197






우주의 시간에서 보면

우리의 시간은

모두 작은 점일 뿐이야


너는 너로서 너의 빛을 다했고

엄마의 우주 안에서 영원히

반짝일거야


열일곱 해가 짧았다고

한탄하지 않을게


선물같이 너를

안을 수 있었던

그 시간들에 감사할게 _ 213



<널 보낼 용기> _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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