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주의보로 영하 14도를 찍던 지난 주간, 어쩌다 보니 걸음수 상위 3% 안에 들어가 있었다. 월요일에 수락산을 정상을 찍고, 이날 총 29000보를 걸은 게 기점이 됐다. 화요일에는 직장에서 꽤 멀리 있는 하나은행에 걸어갔다 오느라, 수요일에는 퇴근 후 지하철역 세 정거장 거리를 걸어서 당근으로 아이패드 케이스를 받으러 갔다 오니, 하루 걸음 목표치인 12000보를 계속 달성해버렸다.
본격적인 한파가 화요일부터 들이닥쳐서 영하 10도를 가볍게 넘어버리는 날씨였는데도, 3일 연속으로 걸음 목표를 달성하니 오기가 생긴다. 그래서 목요일엔 걸음수를 채우러 일부러 중랑천을 걸었다. 야근이 예정되어 있는 금요일은 고민이 됐다. 아, 이거 저녁에 시간이 안 될 거 같은데. 그래서 점심을 후딱 먹고, 소화 좀 시키고 오겠다는 명분으로 잠깐 회사 주변을 걸어 걸음 수를 확보했다. 그리고 밤늦게 집에 오기 전 아파트 단지를 크게 한 바퀴 돌며 가까스로 목표걸음 달성.
계속 멈춰 있는 것에도 관성이 있지만, 꾸준히 움직이는 것에도 관성이 생기는구나. 한 번 굴러가기 시작하니 계속 굴러가려는 마음이 생긴다. 물론 추움과 귀찮음과 피곤함이라는 마찰이 있지만,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생기니 조금씩 짬을 내고 방법을 강구해서 어떻게든 해내려 하는 의지가 생긴다. 그래서 운동하는 사람은 계속 운동을 하고, 안 하는 사람은 계속 안 하고. 이렇게 극과 극으로 나뉘나 보다.
흐름을 탔으니 계속 이 흐름을 타야지. 다만 하루 정도는 쉬어줘야 꾸준함에 대한 욕구가 집착 혹은 자기 혹사가 되지 않을 수 있으니 오늘 혹은 내일은 푹 쉬어주려 한다. 일주일에 하루는 하던 일을 멈추고 쉬어주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더 꾸준히 멀리 가기 위해서, 몸과 마음을 조율하기 위해서, 나 자신을 위한 지침이자 조언. 하루는 쉬어주고, 다시 꾸준함이라는 흐름을 타기로.
멈춰있는 것과 꾸준히 움직이고 운동하는 것 둘 다에 관성이 있다면, 나는 계속 운동하는 관성을 택하겠다. 오늘까지는 12000보를 걷고, 내일 하루 푹 쉬도록. 양말을 신자. 후드 달린 패딩을 입고, 신발을 신자. 밖으로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