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서점 투어에 나섰다.
내 책이 대형서점에 깔리면 어떤 기분일까 했는데, 막상 매대에 누워있는 걸 보니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내 옆에 함께 누워있는 저 책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사연과 엉덩력을 거쳐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을까. 우리는 이 좁디좁은 신간 매대 한켠에 언제까지 누워 있을 수 있을까. 사람으로 북적이는 베스트셀러 매대를 바라보면서는 부러움 섞인 마음이 들기도 했다.
얼마 전 남편이 일드 <중쇄를 찍자>를 보곤 내 책이 생각나 울 뻔했다고 했다. 극 중 신인 작가의 <민들레 철도>를 위해 편집자는 물론 서점 직원, 영업 사원 모두 진심을 다하는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 그게 그렇게나 뭉클했다고. 쏟아지는 신간 속에서 그렇게까지 마음을 쏟기란 쉽지 않으니까. 결국 책도 누군가에겐 퇴근이 있는 일감이니까.
책에 가장 순수한 진심을 품은 건 독자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는 요즈음이다. 어쩌면 저자보다도 더. 내 삶과 마음을 조각내 담은 <데이트가 피곤해 결혼했더니>가 독자에게 다정히 다가가길 바라 본다. 그리곤, 그 독자들과 언젠가 커피를 홀짝이며 이야기 나누는 일도 함께 꿈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