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누군가와 함께 읽어 더 좋은 순간이 있다.
이번에 소개하고 싶은 책은 <(지구별 여행자를 위한) 여행 작가 가이드북>(루이자 피트 오닐 지음, 정연희 옮김, 소수출판사, 2013)입니다. 구글 검색창에 여행 작가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니 ‘직업의 세계 여행 작가’, ‘여행 작가가 꿈이라고요?’, ‘여행 작가의 오해와 진실’, ‘여행 작가의 배낭엔 어떤 책이 들어있을까?’ 등의 글이 검색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즐기고 자신의 여행기를 담아 책을 출판하기를 꿈꿉니다. 하지만 여행 작가가 어떻게 될 수 있는 건지, 현실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얻기란 쉽지 않죠. 그러한 이들에게 이 책은 좋은 안내서가 되어 주리라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책의 제목만 보고 이 책을 집어 들었다가 한 장 한 장 읽으면서 이내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여행 작가의 배낭, 혹은 서재에 꼭 들어있을 법한 책인 것 같습니다. 과연 이 책은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만들었을까요? 책의 머리말에서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여행자와 여행 작가를 위한 것이다. 여행기를 출판하든 여행 중에 편지나 이메일을 더 잘 쓰기 위해서든 이 책은 도움이 될 것이다. (생략) 여행기를 쓰려는 사람에게는 여행의 인상을 기록하고 개성 있는 글을 쓰도록 도와주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P.11
이 책의 저자인 루이자 피트 오닐은 1949년 워싱턴에서 태어났습니다. 열세 살에 유럽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으며 열여섯 살에 처음으로 혼자 여행했습니다. 프리랜서로서 <내셔널 지오그래픽>, <엘르>를 포함하여 수많은 잡지, 신문, 웹사이트에 여행기와 서평, 문학 작품을 발표해 왔고 17년간 <워싱턴 포스트> 여행 기사를 썼습니다. 베테랑 여행 작가의 기법을 잘 보여주는 이 책은 대학교 교재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열세 살에 유럽 배낭여행을 계획했다는 작가는 우리 내면에 숨겨진 열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책은 여행에 대한 열정을 품은 작가 지망생, 새내기 작가, 기성 작가뿐만 아니라 자신의 여행을 기록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여행 중에 메모할 때는 감각을 정리해 쓰라고 나는 가르친다. 눈먼 것처럼 써보라고 한다. 다른 감각도 활용하라고 한다.” P.13
여행기를 쓰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무엇일까요? 작가는 “전문 여행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하라.”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다음으로는 “여행기를 쓰는 즐거움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이 책의 1장에서는 여행 기사의 유형을 살피고 2장에는 여행 작가의 여행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지 소개합니다. 여행 일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3장에서 다루어지고 4, 5, 6장은 글의 구성에 대해서 말합니다. 여행 작가로서의 사진 찍기는 7장, 여행기의 마케팅 방법에 대해서는 8장에서 이야기됩니다. 마지막으로 전문 여행 작가가 되는 방법은 9장에서 다루어집니다.
“가고 싶은 곳을 적어두었나? 아니라면 잠시 시간을 내서 앞으로 5년 안에 가고자 하는 여행지 열 군데를 적어보자. 상상의 날개를 펼쳐 세계지도를 들여다보면서 당신만의 특별한 여행지를 써보자.” P.47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배우는 것이 여행기의 본질이다.” P.70
“초보 여행 작가가 쓰기 적당한 곳은 집에서 가까운 곳일 것이다. 집 가까운 데서 찾는 독특한 이야기는 이제 시작하는 작가에게 유용하다.” P.87
이 책이 좋은 안내서라고 생각한 또 다른 이유는 한 단락이 끝날 때마다 독자들을 위한 연습 문제가 실려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자는 여행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직접 써보기를 권합니다. 문제에 대해서 내 의견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는 여행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조금은 인내가 필요한 이 과정을 통해 여행 작가를 꿈꾸는 이들이 자신만의 길을 설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이 책은 여행 작가가 되기 위한 A에서부터 Z까지 아주 다양한 면들을 보여줍니다.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여행기를 구성하는 방법’에서부터 ‘여행 작가로서의 책임’, ‘마케팅 체크리스트’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여행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을 때 부딪힐 수 있는 여러 가지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여행 작가의 달콤한 면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의 현실적인 어려움까지도 짚어주는 것이죠.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책이 해외에서 출판된 책이다 보니 국내 여행기와 접목시키기가 조금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우리의 환경에 잘 접목시켜서 받아들인다면 그것 또한 좋은 배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