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아름다운 시를 내뿜고 싶다."
나는 독서와 글쓰기가 좋다.
'내가 언제부터 읽고 쓰기를 좋아했지?'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엄마의 말씀이 떠오른다. "너는 네다섯 살 때부터 엄마가 음식을 만들고 있으면 혼자 조용히 책을 읽었어."
어릴 딸이 스스로 책을 읽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고 기특했을지, 엄마의 표정과 목소리에서 느낄 수 있다.
엄마의 말씀처럼 나는 어린 시절부터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그런 나를 위해 부모님께서는 책장 가득 전집을 사주시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중학생이 되고 나는 본격적으로 책을 찾아 읽는, 이른바 문학소녀가 되었다.
용돈을 모아 집 앞 서점에 가고, 그곳에서 고심 끝에 한 권의 책을 사는 게 기쁨이었다.
소담 출판사의 세계문학 '호밀밭의 파수꾼' '수레바퀴 아래서'와 같은 책들을 주로 읽었는데, 그 시절 어떤 생각으로 읽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추억이 되어 지금도 책꽂이 한편에 꽂혀있을 뿐.
그림책 <샤를의 기적>은 큰 날개와 상상력을 가진 드래곤, '샤를'의 이야기이다.
샤를을 책 읽기와 시 쓰기를 좋아하는 드래곤이다. 친구들이 학교에서 하늘을 나는 법을 배울 때 샤를은 옆구리에 노트 한 권을 끼고 다니며, 시인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나는 뜨거운 불을 내뿜기보다는 한 편의 아름다운 시를 내뿜고 싶다.”
그렇게 샤를은 조금씩 외톨이가 되어가지만 샤를의 부모님은 샤를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준다.
그리고 샤를에게는 작고 귀여운 파리 친구도 있다.
"너는 왜 날개를 펼칠 생각을 하지 않는 거니? 내 날개를 봐. 이렇게 작은데도 잘 날잖아. 샤를, 너도 날 수 있어." "그래, 맞아. 나라고 못할 게 뭐야?"
샤를은 파리와의 만남을 통해 스스로 날 수 있음을 깨닫고 자신감과 기쁨을 느낀다.
"나도 하늘을 날 수 있네. 거침없이 바람을 타고 높이높이 날아오르네.
하늘 저편에서는 무엇을 만날 수 있을까? 아아, 나의 가슴은 기쁨으로 차오르네."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바라보고 믿어주는 사람.
그 존재가 내 인생을 얼마나 빛나게 하는지 나는 알고 있다.
때로는 '샤를'처럼 나만의 세상에 빠져 사는 나. 나에게는 내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 주는 부모님이 계시고,
파리처럼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친구도 있다.
나도 한 사람의 샤를에게 그러한 존재가 되기를..... 그리고 세상 모든 샤를이 스스로 날아오르기를, 그리하여 넘치는 기쁨을 느끼게 되기를 응원한다.
저자 알렉스 쿠소
그림 필리프-알리 튀랭
번역 조정훈
출판 키즈엠
발행 2013.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