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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RNEST RABBIT Nov 19. 2021

1부 / History : 쉽게 이해하는 커피

1. 커피를 해석하지 않고, 취향으로 마시기

1부  / History : 쉽게 이해하는 커피  



커피가 개인의 취향인 이유




생두와 로스팅 원두, 물, 분쇄 굵기, 추출.

중요하다. 이제는 기본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커피에 대한 세분화된 과학 및 정보의 홍보 속.


커피 지식의 상향 평준화가 가져온 기분 좋은 변화라 생각한다. 





하지만 통일성 있는 매장의 분위기가 먼저라고 생각한다. 

우리 매장이 추구하는 커피는 어떠한 것이며, 그 커피가 우리 매장의 분위기와 얼마나 잘 맞는지.


흔히 말하는 정체성이 통일된 매장은 커피의 맞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해 준다. 커피만 잘해서 오래간 매장 보다. 커피의 맛이 조금 떨어지지만 자기만의 색깔로 커피 맛이 잡혀가는 곳들이 더 오래도록 매장을 유지한다는 것이 커피업계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이구동성으로 주장하는 논리다.


커피의 하향평준화가 팽배하던 시절과는 확실히 다르다.


 21세기 스페셜티 커피의 등장으로 정보의 공유성 투명해졌으며.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과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그만큼 똑똑해졌다. 


이러한 노력이 한국 커피 시장 규모를 키웠으며.

현재는 당당히 개인 커피 소비국 8위에 해당하는 능력치를 가진 나라가 되었다. 


커피 생산국도 아니며. 인구의 수가 많지도 않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한 나라가 이렇게 커피에 열광하는 것도 쉽지 않다. 


3년 전 발표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커피 전문점 현황 및 시장여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2018년 기준 연간 353잔으로 세계 평균 소비량 132잔의 약 2. 7배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내 커피전문점의 매출액은 43억 달러로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으로 분석된다고 보고 하였다. G2의 강대국 미국, 중국에 이어 인구 5178만의 국가에서 이룩한 놀라운 기록이라 표현해야 할까? 


확실히 요즘 한국의 카페 문화를 보면, 커피 강국이라는 소리가 빗말은 아닌 것 같다. 한국의 지리적 특성상 자국민들의 끈끈한 유대와 한민족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제는 커피를 통해 깨어 있는 나라가 된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너무 장밋빛 비단길로만 커피의 소비를 바라본 것 같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한국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한 많고, 일 많은 나라에서 살아가는 한 국가의 민낯을 낱낱이 보여주는 것 같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밥 벌어먹고 살기가 이리도 빡빡한 이유는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은 최상위권이지만, 업무 환경에 따른 일의 생산성 및 효율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치를 훨씬 밑도는 것으로 평가된다. 








일은 많이 하는데, 효율성은 떨어지고 시간을 채워야 끝나는 회사 문화의 체제 속자꾸 꺼져만 가는 육체의 활동성을 커피라는 검은 액체로 채워 넣어 꺼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피곤해 = 커피 

브레이크 타임 = 커피

티타임 = 여유 




한국에서 통용되는 대명사다. 

직장인들의 검은 에너지가 커피라면. 

청년들에게는 공간을 제공하는 곳이 카페다. 


차(tea)에서 느껴지는 뉘앙스와 커피(koffee)에서 느껴지는 뉘앙스가 완전 다르다.


차는 무엇인가. 여유와 긴 시간의 여운을 남기기 위한 것이라면. 

커피는 무엇인가. 빠름과 사무적인 일과 이야기를 하기 위한 것 같다.


Espresso 이탈리아의 카페 음료. 역시, 영어로 번역하면 익스프레스 빠르다는 표현을 뜻하는 것이다.

하지만 Espresso의 어원 자체를 찬찬히 살펴보면, 에스프레시보 Espressivo / 악보에서, 표정을 풍부하게 또는 정감이 넘치게 연주하라는 뜻에서 파생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에스프레소에 대해선 데일리 커피 다음 파트에서 더 자세히 다룰게요 : )


한 인터뷰에서 유현준 교수가 말한 내용을 들으며 격하게 공감한 적이 있다. 

그 내용을 내가 받아들이고, 해석하기에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공공의 공간이 부족한 여건 때문에 유소년들은 피시방, 청년과 직장인들은 카페를 애용한다. 즉, 커피를 매개체로 카페라는 공간 자체를 돈으로 주고 사는 개념이다. 여기서 자본주의의 폐허가 생성된다. 공간을 돈으로 살 수 없는 사람들은 거리로 내몰린다. 하지만 거리로 내몰린 자본주의의 제일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이 차지한 좋은 공원이란 공간이 부족한 탓에 사람은 이 시대의 새로운 계급 체제 속에 계층이 나눠지는 것이다. 앞으로는 여유 있는 사람이 외부환경을 누리고, 자신의 공간을 넓혀가며 경험(Experience)에서 오는 희소성과 가치를 누릴 것이다. 중간지대가 사라진 빈익빈, 부익부 시대가 어느 환경을 어떻게 즐길 수 있는지를 판가름하고 시간적 여유가 많아 여러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이 자본을 시간으로 바꾸어 자신의 권력을 누리는 시대."




Experience has taught me that life can be very unfair.

"나는 경험을 통해 사는 게 아주 불공평하다는 것을 배웠다."


공정성을 논하기에는 우리의 시대는 각자의 환경에 따른 출발점이 너무 다르다.




코로나 시기로 학교에서는 비대면 수업이 활성화 대고. 

그 시기 반 아이들은 어떠한 경험을 통해 그 시간을 보냈는지. 

그리고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가 자신의 생활수준 척도를 나타낸다. 


경험이 곧 부의 정도를 나타내는 시기가 온다. 

상대적으로 자본 계급이 낮은 사람들은 온라인에서의 시간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나부터도 온라인 상의 사진과 영상을 통해 대리 만족하는 침대 위의 생활이 길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자본의 계급이 낮은 쪽에 속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것으로 삶의 수준을 나눈다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수도 있는 접근이다. 


하지만, 공감이 되는 것은 정말이지. 날이 갈수록 빈부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중산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대화의 빈도수가 점점 줄어든다. 


부의 격차가 양극으로 치닫는 시대. 

누군가에게는 돈의 개념이 없어지고. 

누군가에게는 부채로 인한 자본의 노예가 되어가는 시대. 


갑자기 사회적 문제로 커피의 주제가 옮겨가는 것을 보니. 

참으로 커피는 중간 매개체가 확실한 것 같다.   




결론적으로 일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좋은 나라의 순위를 보면.  


1위 아일랜드(111.8달러) (노동생산성이 한국의 약 3배) 

2위 룩셈부르크(96.7달러)

3위 노르웨이(85.5달러)

4위 덴마크(75.4달러)

5위 미국(74.3달러) 


동유럽 국가인 슬로바키아(45.8달러), 슬로베니아(45.7달러), 체코(42.1달러) 등도 한국을 앞선다. 

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정책 권고를 받은 한국. 


노동생산성 개선을 주문받을 정도로 한국은 시간당 노동생산성 세계 순위에서 하위권을 맴돈다.

여기서 아이러니한 것은 위의 나라들은 한국보다 커피 소비율이 높거나 비슷한 나라들이다. 


한 매체의 집계에 따르면, 2018년 연간 근로시간은 평균 1908시간이었다. OECD 국가 중 멕시코(2124시간)와 코스타리카(1913시간)에 이어 세 번째로 일한 시간이 가장 긴 시간 한 손에는 커피 한 손에는 핸드폰을 붙잡고 일에 매진한다는 것이다. 참고로 OECD 회원국의 평균은 1687시간이었다. 


위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전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작은 반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위상이 무색할 만큼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떨어진다. 


거기에 잘못된 야근 문화와 상사의 눈치를 보며, 퇴근을 미루는 행위로 인해. 

긴 근로시간을 당연히 여기는 사내 문화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상사의 "커피 한 잔 하지?"라는 말이 휴식을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내 직무를 평가하기 위한 돌려 까기일까? 19세기 한 손의 작은 행복이라는 맥심 광고를 시작으로 인스턴트커피 문화가 21세기를 맞이하며, 프랜차이즈와 스페셜티 커피 문화로 진화한 시점. 




언제쯤 커피는 한 손의 작은 행복으로 우리의 삶을 포근하게 감싸줄 수 있을까?

이 내용을 쓰는 현시점 커피값은 연일 최고치로 상승하고 있다.









커피 업체 한 관계자는 “현재 원두 작황과 물류 문제가 동시에 겹친 상황이라 가격이 쉽게 안정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프랜차이즈도 커피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라고 내다봤다.





첨부 : 한겨레 신문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19618.html





대형 유통 회사가 중심을 잡고, 움직이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의 가격경쟁은 더 심화될 것이고. 

이제 900원 커피도 앞의 숫자를 바꾸는 날이 올 것 같다. 


물론 이 사태는 시간이 지나면 잠시, 잠잠해질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커피 농장의 생두 생산은 계속해서 힘들어질 것이다.


유통에서의 독과점으로 인한 강대국들의 커피 농장 사재기에 의한 커피의 희소성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말 커피가 귀해져 돈 있는 자본가들만 즐기는 날이 도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더 이상 허상이 아닌 시대이다. 언제까지 커피가 서민의 위장을 달래주고. 검은 에너지로서 먹고살기 힘든 서민들의 기민한 생각과 창작에 도움을 주는 물질로서의 역할을 계속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2008년 커피를 시작해 지금껏 커피와 함께 지냈던 시간을 돌아보며. 

내가 생각하는 커피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오늘 마실 커피 내일로 미루지 말자!"이다.


오늘도 내 손에는 커피가 들려 있다. 




<COFFEE PRISON>



창살 없는 카페라는 감옥에 갇힌 한 사람의 커피인생. 커피 좋아하며, 아낍니다.  

하지만 언젠간 전세계를 다니며, COFFEE ART PERFORMANCER가 될거에요. 

오늘 커피 내일로 미루지 마시고, 오늘도 취향에 맞는 맛있는 커피 드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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