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직후, 가장 먼저 무너진 건
수입도, 직함도 아니었다.
이상하게도 나를 증명하던 언어였다.
“저는 ○○팀에서 ○○를 담당했습니다.”
그 문장이 사라지자
마치 몸에서 뼈가 빠진 것처럼 불안했다.
그때 깨달았다.
커리어는 회사가 만들어준 칭호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쌓아온 감각과 태도의 총합이라는 걸.
그래서 나는 다시, 아주 천천히
나만의 커리어 자산을 재건하기 시작했다.
1. 방향을 바꾸지 않고 형태를 바꾼다
처음엔 완전히 새로운 걸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처음’이 필요했던 게 아니라,
다르게 이어가는 힘이 필요했다.
마케팅 → 여행 기록
성장 보고 → 사유와 문장
브랜드 경험 → 도시와 사람 관찰
일의 언어는 사라지지 않았다.
단지 더 부드럽고, 인간적인 문장으로 옮겨졌을 뿐이다.
2. “일” 대신 “맥락”을 정리한다
이력서에는 적지 않았던 것들.
나를 성장시킨 진짜 재료들.
기획보다 질문을 잘하는 사람
목표보다 흐름을 설계하는 감각
데이터를 넘어서 감정을 해석하는 눈
관계를 잇고 분위기를 읽는 능력
나는 명함 대신
내가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사람인지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게 가장 솔직한 커리어였다.
3. 결과가 아니라 태도를 보관한다
성과는 잊히지만
태도는 형태를 바꿔 계속 살아남는다.
문제를 피하지 않는 습관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는 마음
기회를 스스로 설계하는 자세
퇴사는 태도를 잃는 게 아니라,
태도를 더 선명하게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4.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호흡’을 만든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증거가 아니라
내가 나에게 남기는 흔적들.
매일 쓰는 문장 하나,
매일 쌓이는 경험 조각,
조금씩 나아지는 감정과 관찰의 기록.
커리어는 성취의 높이가 아니라
지속의 리듬에서 자란다는 사실을 배웠다.
5. 내가 만든 세계가 곧 내 경력이다
이제 나는 직함 대신
이렇게 소개할 수 있다.
“저는 제가 보고 싶은 세계를
직접 만들어가는 사람입니다.”
회사에서 맡았던 역할이 아니라,
오늘 내가 선택하는 행동들이
나를 계속 정의한다.
마지막 문장
나만의 커리어 자산을 다시 세운다는 건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잃지 않고 이어가는 일이었다.
더 이상 누군가의 승인으로 증명되지 않고
더 이상 회사의 구조에 기대지 않고
나는 지금,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나라는 브랜드를 다시 설계하는 중이다.
그리고 안다.
이 과정에서 쌓인 시간들이
언젠가 또 다른 방식으로 나를 지켜줄 거라는 걸.
커리어는 직업이 아니라
방식과 태도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