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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외계인 Jan 18. 2022

코로나가 끝나는 날이 오기는 할까?

#한국휴가 feat.핀에어 (베를린-헬싱키-인천)

한 달간의 꿈같은 한국에서의 휴가를 보내고 완전한 현실로의 복귀 1일차.

원래도 힘든 월요일이 한없이 길게만 느껴지는 오늘이었다.

시차로 인해 새벽부터 한숨도 자지 못하고 바로 시작한 재택근무. 아이고 졸려라-


가뜩이나 먼 거리 비행은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데, 이놈의 코로나 때문에 두 배, 세배로 사람을 지치게 만들어버렸다. 여행 내내 꼭 껴야 했던 마스크와 기내식을 먹을 때조차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던 시간들...


휴가 중에는 가급적이면 컴퓨터를 멀리하려고 노력하기에 그동안 밀렸던 휴가 이야기와 독일/한국 입국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c) freepik



독일에서 한국으로... 머나먼 여정의 시작

아 길고도 길다. 그리고 멀고도 멀다. 가뜩이나 먼 여정에 코로나가 더해져 더욱 복잡해져버리기까지 했다.

휴가 일정을 회사와 협의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역시 티켓팅!

베를린에 새 공항이 생기면서 한국으로의 직항이 생기기를 기원했으나- 코로나 덕에 있던 노선도 없어지는 지경에 이르렀고... 선택의 폭은 점점 좁아졌다.


보통 베를린에서 한국을 가는 루트는 몇 가지가 있는데,

- 암스테르담이나 파리 등을 경유하여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같은 우리나라 국적기와 연계되어 있는 KLM이나 에어 프랑스를 타는 루트

- 직항이 있는 뮌헨이나 프랑크푸르트까지 기차(혹은 비행기)를 타고 가는 루트

- 마지막으로 직항이 있는 다른 유럽 혹은 유럽 외 나라를 경유하여 가는 경우 루트


나는 굳이 한국 국적기를 타자고 서쪽으로 가서 다시 동쪽으로 가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았고, 이번에는 뮌헨이나 프랑크푸르트로 기차를 타고 가서 루프트한자 직항을 타려고 생각해 봤으나 티켓팅 직전 코로나 때문에 루프트한자가 임의로 비행 스케줄을 바꾸거나 무리하게 비행을 취소한다는 글을 너무 많이 보아서 (...) 결국 이래저래 알아본 끝에 핀에어를 타고 헬싱키를 경유해서 한국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헬싱키 공항은 이미 몇 번 가본지라 어려운 시기에 마음이 조금 더 편한 것도 한몫했다.


티켓팅을 마친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베를린의 한국 대사관에 자가격리면제서를 신청한 것. 백신 접종 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등 몇 가지 서류만 이메일로 제출하면 보통 며칠 이내에 답변을 받는듯했다. 자가격리면제서의 효력이 1달이라는 내용을 보고 입국 일정에 맞추어 여유롭게 미리 신청. 3일 내에 초스피드로 자가격리면제서를 받았다. 한국의 경우 PDF 파일을 보여주는 것은 입국 시 효력이 없다고 해서, 대사관에서 안내받은 대로 4부 정도를 넉넉하게 출력해두었다.


그리고 한국으로 입국 + 편하게 돌아다니기 위해서는 총 3번의 PCR 검사를 해야 헀다. 출발하기 72시간 전 한번, 도착하자마자 한번, 그리고 입국한 후 6-7일 이내에 한번.


아.... 정말 PCR 검사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 베를린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예약을 잡아 PCR 검사를 받았는데, 검사관이 기술이 부족한 건지 내 코가 약한 건지... 검사를 받고 살짝 콧속에 핏기가 돌았다. 하루 종일 코도 얼얼하고.. 다행히 결과는 음성이라 출발하기 전날 음성 확인서도 넉넉히 출력. 결과지가 영문 혹은 한국어로 되어있어야 한다고 해서 영문 1부, 혹시 몰라 독일어 1부 뽑아서 준비.


이렇게 출국 날은 눈 깜짝할 사이에 다가왔고, 기본적으로 늘 챙기는 짐 이외에- 경유지에서 새로 바꿔서 쓸 여분의 마스크와 손소독제, 소독 티슈 등 코로나에 대비하는 물품들도 챙겨야 해서 기내로 가져갈 짐이 두 배가 되어버렸다. (씁쓸...)




베를린-헬싱키-인천 with 핀에어

예전 테겔 공항은 도심에서 가깝기도 하고, 공항 자체가 워낙 작아서 출국하기 1시간 전에 도착하면 여유롭게 짐 부치고 검색대 통과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베를린 새 공항은 규모 면에서 크기도 하고, 새로운 공항에 이슈가 많아 비행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일찌감치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섰다.


기차를 타고 1시간가량 걸려 도착한 베를린 새 공항. 다행히 얼마 전 코펜하겐 간다고 미리 와본 덕에 조금은 덜 헤맬 수 있었던...


나름 일찍 간다고 갔는데 체크인 줄이 생각보다 길었다. 그리고 원래도 체크인은 항상 오래 걸리고 붐비는데, 코로나로 인한 추가 서류 확인 때문에 시간이 평소보다 조금은 더 걸리는 듯했다. 그래도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비교적 여유롭게 체크인 / 검색대 통과를 마치고 무사히 비행기를 타고 헬싱키로!


베를린에서 헬싱키로 향하는 비행기는 그야말로 만석. 이것은 이미 덴마크 갈 때 경험한지라 놀랍지도 않았다. 따닥따닥 붙어앉아있는 와중에도 다들 맥주 마시고, 커피 마시고 하더라. 가장 히트는 내 앞에 앉은 커플.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비행 내내 수다 수다- 까진 좋은데 서로 의사소통하기가 답답하니 자꾸만 마스크를 내리고 말을 하는 것. 승무원분이 몇 번이나 주의를 주었지만 정말 비행 내내 계속 마스크 아예 내리고 있거나 턱스크를 쓰고 있었다. 하아 정말... 덕분에 나는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헬싱키 도착.


경유 시간은 장작 5시간 20분. 물론 넷플릭스나 유튜브보다 보면 생각보다 시간은 잘 흘러가지만, 5시간의 기다림 후에 또 10시간에 가까운 비행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비행은 정말 힘들었다.


헬싱키 공항은 규모가 너무 크지도, 작기도 않고- 공항이 늘 깔끔해서 참 좋다. 생각보다 공항 내에 사람이 많지 않았고, 많은 상점은 문을 닫았지만 기본적으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나 가게는 문을 열었다. 물론 나의 사랑 무민샵도 열었음.


대기 시간이 길다 보니, 마실 음료와 간단히 요기할 거리를 구입해 미리 게이트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다행히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어서 구석에서 잠시 마스크를 벗고 숨도 돌리고, 간단히 배도 채우고. 그렇게 짧지 않은 5시간이 흘러갔다.


헬싱키-인천 구간의 비행은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이제 더 이상 '눕코노미'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알았지만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승객 사이사이 한 칸씩 띄어서 앉혀서 그나마 나았던... 원래는 기내식을 먹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비행시간이 길다 보니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기는 힘들었다. 가능한 마스크를 벗는 시간을 짧게 하여 간단한 식사를 마쳤다. 예전에는 두 가지 정도 메뉴 사이에서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코로나 이후로 한 가지 메뉴로 통일 한 듯하다. 늘 그렇듯 외국항공사의 기내식은 그다지 맛있지 않다. 그냥저냥 먹을만했던...


유독 힘들었던 이번 비행. 게다가 비행 내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서 극도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그렇게 인천에 도착했다.


하지만 여기에 또 하나의 관문이 있었으니... 바로 자가격리면제서를 제출하고 체온을 재고, 서류를 확인하는 절차가 남아있었다. 평일 아침에 도착해서 그런지 확인하시는 직원분의 숫자가 적어서 더욱 더디게 진행되었다. 가뜩이나 노트북을 두 대 나이고 가서 무거워 죽겠는데, 1시간은 넘게 걸렸던 것 같다.


자가격리면제 스티커를 여권에 당당히 받고, 두어 번 정도 더 스티커를 직원분께 보여드리고 드디어 입국! 공항에 마중 나와주신 부모님과 2년 만에 감격의 상봉!


그래 이때까지는 참 좋았다.





자가격리면제 feat. 간발의 차

정말 간발의 차였다.


사실 나는 12월 중순, 즉 크리스마스에 맞추어 한국을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내가 꼭 참여해야 하는 중요한 프로젝트 일정이 1월에 잡혀있었고, 보스와 상의 끝에 12월 초에 한국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진정한 신의 한 수였다.


나는 12월 2일에 입국하였다. 결과적으로 간발의 차로 자가격리를 면했다. 입국하자마자 부모님 차를 타고 지역 보건소로 향해 코로나 테스트를 받았다. 하필 내가 입국했을 때 오미크론 변이 발견으로 확진자가 정점을 찍을 때라 그런지 보건소 줄이 정-말 길었다. 내가 도착한 보건소도 당일 근교 초등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와 초등학교 학생들, 그 가족, 교직원 등등 이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줄은 정말 길다 못해 이미 보건소를 한참 벗어난 곳까지 늘어서 있었다. 다행히 해외 입국자는 따로 줄을 서고 검사를 받아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지만, 20시간 가까운 여정 끝에 그 줄을 기다리라고 했으면... 난 집에 그냥 갔을지도...


검사 이후에도 음성 확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바깥 외출은 물론 집안에서도 부모님과 공간을 분리하여 생활했다. 부득이하게 한 공간에 있는 경우에는 마스크까지 끼는 웃지 못할 상황이... 나와 비슷한 또래의 친구와 함께 있는 것이었다면 이 정도로 조심하진 않았겠지만, 부모님 이제 나이도 있으시고 특히 엄마는 위험군에 속하는 상황이라 더욱 조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렇게 웃프게 한국에서의 첫날을 맞이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밥을 먹으며 12월 3일부터 자각격리면제가 해제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진정한 '간발의 차'였다. 하루 차이로 나는 자가격리면제자로, 바로 다음날 입국하신 분들은 하루 차이로 꼼짝없이 10일의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뉴스를 접한 한국 친구들은 물론, 해외에도 기사가 나가 유럽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문자를 받았다. 자가격리 해야하는 거나며....


인생, 역시 타이밍이다.


바로 다음 주에 입국한 다른 지인은 짧은 휴가임에도 꼼짝없이 10일간의 자가격리로 휴가의 반을 날려버리는 상황을 맞이하고 말았다. 아이고...





해외 입국자가 봉이냐?

사실 코로나가 터지고 처음으로 한국에 방문한 거라 그동안 지인들에게 들은 이야기나 뉴스를 통해 들은 K-방역에 대한 기대가 나름 있었다. 철저한 QR코드 체크와 서로를 배려하기 위한 꼼꼼한 마스크 착용 등...


그런데... 이게 뭐람. 나는 한국 한 번 오겠다고 세 번이나 코를 쑤셨는데도 어디든 갈 때마다 '해외 입국자'라는 명목으로 나도 모르게 '음성' 결과를 받았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웃으며 해야 했는데 말이지... 생각보다 방역이 허술해도 이보다 허술할 순 없었다.



우선 기본적으로 QR코드 체크나 안심콜 체크는 자율적으로 맡기는 곳이 많았다. 물론 꼼꼼하게 한 명 한 명 확인하는 곳들도 있었지만, 특히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들은 QR코드 체크인은 물론 체온 체크도 하지 않는 곳이 허다했다. 그리고 정말 놀랐던 것은 야외에서도 굳이 꼭꼭 쓰라고 강요받는 마스크, 밖에서는 다들 잘만 쓰고 돌아다니는 마스크를 실내에서는 너무나 쉽게 벗어제낀다는 것. 물론 식사를 하거나 음료를 마시려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아크릴 판 하나를 사이에 두고 따딱따딱 붙어앉아 환기도 되지 않는 실내공간에서 여러 명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누고 식사를 하는 모습은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그중 가장 가관은 백화점 내 카페. 그 사람 바글바글한 백화점 중앙에 떡하니 자리 잡은 카페- 그 안에 아크릴 판도 없고, 거리 유지 따위는 없이 촘촘히 붙어앉아 커피를 마시고 수다를 떠는 모습들을 보고 충격- 코로나 끝난 줄 알았다.


아니... 해외 입국자 때문에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난다는 뉴스는 대체 어디서 나온 거니... 우리는 한국에 들어와서 돌아다니기 위해 테스트를 세 번이나 받는데... 나는 반대의 입장에서 내가 더 위험하다고 느꼈다면 오버일까나?


코로나는 비말뿐 아니라 에어졸로도 감염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고, 이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해 우리는 아는 바가 없다. 물론 2년 가까이 마스크 안에 갇혀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답답함은 이해가 가지만 (나 역시 그렇고), 이렇게 무자비하게 마스크 벗고 실내에서 거리 유지도 없이 사람들이 어울린다면, 코로나- 절대 끝나지 않을 것 만 같다.


물론 해외 입국자가 전파하는 신규 케이스들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아하니... 꼭 해외 입국자만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결과적으로 한 달간의 휴가 중, 우리나라가 정말 방역을 잘하는구나를 느꼈던 부분은 해외 입국자에게 철저하게 코로나 검사를 받게 하는 것 이외에는 느끼지 못했다. (솔직히-)


칭송받던 K-방역은 어디로...




다시 인천-헬싱키-베를린 with 핀에어

한 달 여간의 휴가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고, 어느덧 다시 돌아가야 하는 날. 다행히 내가 입국하는 독일도, 경유하는 핀란드에서도 음성 결과지를 요구하지 않아 다시 입독을 위해 코를 쑤시는 일은 피할 수 있었다. (다행!) 물론 독일 입국 시 백신 접종을 증명해야 하고,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을 시 음성 결과지를 요구받는다.


사람으로 늘 붐볐던 인천공항을 떠올리며 꽤 일찍 공항에 도착하였는데, 웬일.. 체크인부터 검색대 통과까지 채 30분이 걸리지 않았다. 면세점 쇼핑에 그다지 취미가 없는 나이기에 남은 시간 게이트에 앉아 넷플릭스를 보며 시간을 죽였다. (아까운 내 시간...)


인천-헬싱키 구간. 그야말로 헬이었다. 주말 비행기라 그런지 만석.

그나마 헬싱키-인천 구간에 있었던 중간 자리 비우는 것도 없고 정말 말 그대로 거의 만석에 모두 따닥따닥 붙어서 비행을 해야 했다. 그나마 좋았던 건 자동으로 좌석 배정이 맨 앞줄로 되어 다리 쭉-뻗고 편하게 갈 수 있었지만, 옆에 앉은 처자가 계속 기침을 남발하는 덕분에 기내식을 먹으며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첫 번째 기내식은 양옆 사람들이 식사를 마친 후 다시 그들이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마스크를 벗고 식사를 했고. 두 번째 기내식은 먹지 않았다. 배가 고프지도 않았지만, 채 10cm 안되는 거리에 양옆으로 앉은 사람들 사이에 껴서 마스크를 벗고 식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일지 않았기 때문.


물론 항공사의 입장에서는 한 명의 승객이라도 더 태워야 이득이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모든 승객을 받은 상황은 이해하지만, 이건 정말 너무했다. 코로나 시대의 비행에 만석이라니. 기내에 탑승한 승객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승무원들도 다들 조금씩 불안해 보였던 것은 내 기분 탓일까?

(핀에어 실망이야...)


그렇게 멍-한 상태로 도착한 헬싱키. 대기 시간 3시간 20분. 역시 비교적 한산한 공항. 구석에 자리를 잡고 부모님과 통화도 하고 밀린 카톡 답장도 날리며 시간을 보냈다. 3시간은 비교적 금방 간다. 그리고 물론 헬싱키-베를린 구간은 거의 만석. 다른 곳은 꽤 자리가 다 찼는데, 이상하게 비행기를 놓친 것인지 내 옆 두 자 리만 비어있어서 비교적 편하게 올뻔했으나!! 기술적인 문제로 2시간이나 비행기가 연착되었다. 베를린 집에 예상 도착시간이 오후 7시 반이었는데, 9시 반이 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맙소사...


헬싱키에서 비행기를 탈 때만 해도 비교적 컨디션이 좋아서 기분이 좋았는데, 비행기 안에서 마스크 쓰고 꼼짝없이 기다린 2시간 덕분에 온몸에 진이 다 빠졌다. 결국 친구에게 SOS. 기차역까지 친구가 마중을 나와 내 캐리어를 대신 끌고 집까지 함께 가주었다. 친구 아니었으면 길바닥에 자리 깔고 누웠을 듯...




아직까지 시차와 싸우는 중

아직까지 헤롱헤롱하다. 시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늦게까지 버티다가 자려고 했는데 실패. 초저녁에 잠이 들어 새벽에 깨고, 그대로 출근시간까지 날을 꼴딱 새우고 말았다.

지금은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지만 아직도 머리가 멍-한 상황.


독일에 입국한 이후로는 아직까지 증상도 없고 코로나 테스트를 받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걸렸는지 안 걸렸는지 아직은 알 수 없는... 혹시 모르니 가급적이면 1주일 간은 상태를 지켜보며 외출을 삼가려고 한다.


델타에 오미크론까지... 정말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긴 하나보다. 내가 한국에 있는 동안 내 밑에서 일하는 스페인 인턴 디자이너 역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기 위해 본인 집으로 갔는데. 스페인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다녀서 인지- 테스트 결과 코로나에 걸렸었다고 한다. 다행히 베를린으로 다시 돌아오기 전에 음성 결과를 받아 무사히 입국했고, 이 친구의 경우 증상이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스페인에서 만난 고향 친구가 확진을 받아 본인도 검사를 해서 발견했다며... 덕분에 휴가의 반을 자가격리를 하며 보냈다고 한다.


멀고 먼 한국 가는 길이 코로나 덕에 더욱 험해졌다. 게다가 이 멀고 먼 여정은 내 건강뿐 아니라 내 가족의 건강까지 위협받으며 그것까지 감수하고 감행해야 한다. 그렇기에 지난 2년간 한국행을 고사하고 있었는데... 더 이상은 정말 미룰 수가 없었다.


원래 1년에 한 번씩은 꼭 방문하는 한국. 부모님과 공항에서 헤어질 때도 올해 말에 다시 만나자며 인사를 나누었는데.. 코로나 상황이 그때까지 나아질는지 모르겠다. 몇 달이면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가 1년, 2년을 우리와 함께하는 것을 경험하며- 이놈의 코로나.. 정말 끝나는 날이 오기는 할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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