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디자이너
어느새 6년 차 베를리너.
별생각 없이, 단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자'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베를린에 왔던 내가 어느새 6년 차 베를리너.
늘지 않는 나의 독일어 실력처럼 더디게만 흐르던 날들이 모이고 모여, 눈 깜짝할 새에 6년이라는 시간을 이곳에서 흘려보냈다.
처음부터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작정하고 이곳에 온 것은 아니다.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순수미술을 전공했지만 기획자로써 한국에서 경력을 쌓았던 나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도 너무 넓었다.
프리랜서로써 어쩌다 일을 시작했고, 어쩌다 베를린 회사에 디자이너로서 취업했고, 어쩌다 보니 시니어 디자이너가 되어 일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프리랜서로써 일을 할 때에는 독립적으로 일을 하고, 프로젝트 별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달라지다 보니 사실 팀원을 이끌거나 주니어 레벨 팀원들을 멘토링 하는 것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하지만 디자이너로서 일하는 연차가 길어질수록, 그리고 밑에 내가 챙겨야 할 팀원이 생길수록 점점 '리더십'이라는 것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나는 직장 생활을 좀 일찍 시작한 편이다. 2년제를 졸업하고 편입 준비에 실패하며 어쩌다 막내 기획자로써 사회생활을 남들보다 조금 일찍 시작한 나는 한 회사에서 뚝심 있게 오랜 시간 일했고, 그 결과 '어린 보스'가 되었다.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했을 때에는 내 위에 대리님도 있고, 나보다 나이 많은 선배들도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대리를 달았고, 팀장님을 제외하고는 내 밑에 5명의 직원이 있는 팀의 선임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나중에는 군대에 때문에 사회생활 시작이 늦어진 나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 팀원들도 있었다.
사실 지난날의 어린 보스였던 나를 돌아보면 조금은 (아니 많이) 부끄러운 부분이 있다. 조금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혹은 조금 더 팀원들을 잘 보듬어 줄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도.
일할 때만큼은 대쪽같은 성격과 '차라리 성격 더럽고 일 잘하는 사람이 낫다'가 지론이었던 나에게 서투르고 느리고 실수 연발인 신입사원들은 그저 답답한 존재이기만 했다. '저 사람은 나보다 나이도 많은 왜 이렇게 밖에 못할까?'라는 오만한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이미 그 회사에서 몇 년을 일한 상황 이었기에 모든 것이 다른 사람들보다 '익숙'해서 그랬던 것뿐인데, 난 참으로 미숙하기 짝이 없는 보스였다.
우리 팀에 어린 나이에 보스가 된 이는 나뿐만이 아니었다. 우리 팀의 팀장님 역시 비교적 어린 나이에 보스가 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젊은 청년들이 정말 멋도 모르고 패기 하나만으로 팀을 운영해 나갔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역시 어린 보스였던 팀장님과 함께 일하며 '리더십'에 대해 몇 가지 배운 부분들이 있다.
첫째, 그는 독서 광이다.
우리 팀장님 역시 어린 나이에 팀장이 되어 작지 않은 규모의 팀을 운영했다. 그 말인즉슨, 그 역시 리더로서의 경험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끊임없이 노력했다. 자기개발, 리더십, 트렌드에 관한 책들을 정말 끊임없이 읽으셨었다. (요즘도 종종 인스타그램으로 서로의 근황을 보곤 하는데, 여전히 그는 독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 시대에 배울만한 부분, 부족한 리더십에 관한 부분을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경험을 배워나갔다, 그리고 그것을 실전에 활용했다.
둘째, 그는 팀원들의 고통을 묻는다.
우리 팀장님은 정기적으로 팀원들과 1 대 1 면담시간을 가졌었다. 일을 하며 어떤 부분이 힘들고, 앞으로 어떤 부분을 개선하고 싶은지. 그때는 잘 몰랐었는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중요한 부분이었다. 여러 명이 한 팀에서 일하다 보면 꼭 일적인 부분으로만이 아니라 인간관계에도 종종 문제가 생기거나 고민스러운 부분이 생길 때가 많다. 이러한 부분은 사실 회의나 업무 중에 이야기하기 힘든 부분인데, 이런 업무를 하며 느끼는 답답한 부분들을 면담을 통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고, 팀장으로서 그동안 몰랐던 부분들을 캐치해 내고, 팀원들 간의 문제들을 해결해 주려 노력했다.
셋째, 그는 팀원들의 꿈을 함께 키운다.
팀장으로서 팀원들의 꿈이나 앞으로의 커리어 계획은 업무에 있어서 사실 절대적으로 중요한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하다고도 생각한다. 누구나 본인이 하고 싶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커리어를 쌓는 것인데, 회사에서 이러한 부분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팀원들은 본인이 좀 더 꿈을 키울 수 있는 다른 회사로 옮겨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그는 앞으로 직원들이 본인의 커리어를 어떻게 키워나가고 싶은지를 묻고 그를 실천하는 데 힘을 보태주려 노력해 주었다. 한 번은 1 대 1 면담 중 그동안 생각했던 프로젝트 개선 방안을 팀장님께 제시한 적이 있었는데, 내 아이디어를 긍정적으로 봐주셨고, 그때는 선임도 대리도 아니었던 내게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덥석 맡겨주셨다.
디자이너들은 참으로 예민한 존재들이다. 섬세한 작업을 하고 그 작업에 대해 맨몸으로 피드백을 온전히 다 받아내야 하니까... 그래서 디자이너에게는 말빨도 중요하다. 타당한 근거와 이론을 바탕으로 내 디자인을 대변하고 변호해 야기 때문이다.
어쩌면 디자이너는 성격 좋은 사람이 해야 하는 직업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디자인한 작업을 마케터도 돌려까고, 팀장도 돌려까고, 대표도 돌려까고- 아무것도 없는 빈 화면에 디자인을 채워나가는 과정은 디자이너만이 할 수 있지만, 시각적으로 보이는 결과물에 대해 말을 하는 것은 너무나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세한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는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들인 우리는 디자이너이다. 그리고 그 예민함이 크리에티브 능력을 더욱더 한껏 끌어올린다.
나 역시 타인의 피드백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디자인 자체가 내가 만든 작업물이니 피드백이 나쁠 경우 가슴에 화살처럼 쏙쏙 박혀 구석구석 나를 괴롭히는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렇다. 누군가 본인의 작업물에 대해 비판할 경우 우리는 방어적일 수밖에 없다.
시니어 혹은 리드 포지션의 디자이너가 되면 디자인 팀원들의 작업에 대해 피드백을 줄 수밖에 없는 위치가 되곤 한다. 특히 섬세하기 짝이 없는 시니어 디자이너의 눈에 주니어 디자이너 작업은 허술한 부분투성일 수밖에 없다. 1px 밀린 그래픽의 위치, 템플릿에 벗어난 타이포 사이즈, 엉성한 레이아웃, 조화롭지 못한 색 매치 등등. 그렇다고 모든 것을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기에는 우리는 시간도 없고, 더욱 중요한 부분은 이렇게 너무나 세세한 마이크로 피드백은 자칫 주니어 디자인의 창의적인 능력이나 영역을 막아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피드백을 줄 때, 담당 디자이너의 감정이나 자존감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디자인의 목적에 가장 맞고 시각적으로 만족시켜줄 수 있는 디자인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글로 적기에는 참으로 쉽지만, 실제로 이러한 피드백을 슬기롭게 전달하는 일을 쉽지 않다.
특히 디자인에 대한 피드백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대다수가 공감하고 만족하는 디자인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시각적인 것에 대한 취향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디자이너는 내 디자인에 대한 비평 뒤, 타당한 근거나 이론이 없다면 더욱더 피드백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전 직장에서 우리는 4명의 디자이너가 경력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동등하게 일하고, 자유롭게 피드백을 주고받았었다. 그래픽 디자인부터 웹까지 4 명 모두가 전방위 디자인을 담당하는 팀이었지만 물론 그중 저마다 메인으로 맡은 디자인 분야나 영역이 있었는데, N은 그중 나와 비슷한 업무를 주로 함께 담당했었다. 그리고 그녀는 유독 나의 피드백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둘은 매우 다른 타입의 디자이너이다. 나는 백지 상태부터 시작하여 디자인 리서치/콘셉트부터 최종 디자인까지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을 선호하는 디자이너이고, N은 누군가 명확한 디자인 디렉션을 제시해 주면 그것을 근거로 디자인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디자이너였다. 비교적 나에 비해 수동적으로 일을 하는 스타일이었던 N에게 내가 회사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본인 혼자 맡았던 업무였기에 비교 대상이 랄 것이 없었는데, 내가 입사한 이후로 나와 비교를 당하기 시작하며, 연말 리뷰에서 그다지 좋지 못한 업무 피드백을 받았었다. 하지만 사실 이러한 비교는 비교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다른 타입의 디자이너이고, 주니어 레벨이었던 그녀에 비해 나는 이미 경력이 있는 디자이너였기 때문에 이는 마치 고등학생과 초등학생을 비교하는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들로 인해 유독 N은 내가 주는 피드백에 민감했다. 최대한 말을 빙빙 돌려가며 직설적인 표현을 피해 이야기해 보기도 하고, 다른 디자이너들이 피드백을 줄 때 은근히 섞어서 피드백을 주기도 하고- 이런저런 방법을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가며 나름대로 그녀가 기분 나쁘지 않은 선에서 '이렇게 해라' 방식의 피드백이 아닌 '나는 이런 부분도 고려하면 좋을 것 같다.'라는 식으로 최대한 유-하게 피드백을 주려고 노력했으나, 그녀의 반응은 항상 날카롭기 그지없었다. 결국 어느 지점부터는 그녀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을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내가 디자인 팀장이었다면 끝까지 어떻게 해서든 그녀에게 피드백을 주고 디자인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려고 했을 것이다. (한마디로 끝장을 봤을 것이다.) 그것이 팀장의 역할 중 한 부분이고, 절대 포기할 수도 포기해서도 안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하지만 나는 그저 그녀보다 경력이 많은 선임 디자이너였고, 나는 팀원들 간의 분위기나 관계를 날카롭게 만드느니 피드백 주기를 포기하고 (어차피 팀장이 피드백을 줄 테니), 팀 간의 분위기를 유하게 유지시키는 방향을 선택했다.
팀의 선임 디자이너로의 내 역할은 디자인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팀 내의 분위기를 망치는 상황이라면, 디자인 디렉션에 대한 결정권은 팀장에게 맡기고 팀의 평화를 선택하는 것이 더 옳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디자인팀은 리드 디자이너인 나와 꼬꼬마 인턴 디자이너로 이루어진 작은 팀이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디자이너로서 발을 내디딘 꼬꼬마 디자이너는 디자인도 사회생활도 너무나 서투르다.
이미 인턴은 기억도 안 날 만큼 오래전에 끝낸 나는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 당황했던 부분, 사회 초년생으로써 만들었던 실수들은 가물가물할 정도로 흐린 기억들뿐이다. 너무 예전에 이러한 과정을 지나버린 탓에 이 꼬꼬마 디자이너에게 무엇을 얼만큼, 얼마나, 어디까지 조언하고 이야기해줘야 하는지 처음에는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기본적인 온라인 회의 수락, 메일 작성부터 프로젝트 게시판 사용법 등. 일반적으로 1년 정도 경력이 있는 디자이너라면 1시간의 온보딩이면 끝날 일을 A부터 Z까지 하나하나 인내심을 가지고 가르쳐야 하는 상황을 맞닥 뜨리 게 되었다. 내가 선생으로 이 회사에 들어온 건지 디자인팀 리드로 이 회사에 들어온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6개월간의 인턴십을 마치고 4월부터 정식으로 주니어 디자이너로 팀에 합류하게 된 이 꼬꼬마 디자이너와 오늘 새 계약서 작성을 앞두고 계약 내용을 조율하는 미팅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그녀의 경우는 사회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팀에 주니어로 합류하는지라 조율할 수 있는 계약 컨디션의 폭이 넓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컨디션인 연봉도 이미 회사에서 다른 주니어 디자이너 연봉을 바탕으로 제시한 정확한 숫자가 있었기 때문에 사실 조율을 할 수 있는 부분이랄 게 없었다. 그렇기에 이 미팅은 점점 계약 내용을 조율하는 미팅이라기보다는 그녀에게 앞으로 풀타임 디자이너로서 '세금 정산을 위해 어떤 정보를 회계팀에 제출해야 하고, 풀타임 워커로써 독일 공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보통 회사에 입사할 때 어떤 계약 사항들을 체크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멘토링 시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나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부분들이 그녀에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당연한 부분이 없었다.
디자인 작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디자인을 해왔던 학생 디자이너에게 브랜드 디자이너로서 회사 브랜드 가이드와 템플릿, 브랜드 방향에 따라 디자인을 일괄되게 맞추는 부분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시각적인 결과물만 봤을 때에는 분명 단순하기 짝이 없는 디자인이지만, 그 단순한 디자인을 하기까지 폰트부터 색상까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연차가 쌓이고 경력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몸으로 익힌 이 모든 부분들을 무의식적으로 고려하고 디자인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습관이나 연륜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꼬꼬마 디자이너에겐 단순한 소셜 미디어 광고 디자인을 하나 완성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좌충우돌 쉽지 많은 않은 꼬꼬마 디자이너와의 일상이지만, 요즘 나는 그녀와의 관계에서 진정한 리더십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이전에 기본적인 사회경력이 있는 디자이너들과 일할 때에는 어떻게 하면 디자인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지에 대한 방법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단순히 좋은 디자인으로 이끄는 것이 선임 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만 믿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서투른 꼬꼬마 디자이너와 함께 일을 하며, 그녀의 꿈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디자인을 하고 싶고,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지- 본질적인 것에 대해 질문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며 점점 나는 눈앞에 닥친 디자인 프로젝트만이 아닌 한 디자이너의 장래와 커리어 발전을 돕고 걱정하는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한 꼬꼬마 리더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에게 많은 조언과 경험담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항상 많은 질문을 던진다.
- 회사에서 디자인을 하며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어디인지
- 완성된 디자인 결과물을 함께 보며, 어떤 부분을 좀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은지
- 본인에게 지금 가장 업무적으로 발전이 필요한 부분은 어떤 부분인지
- 회사에서 맡는 다양한 디자인 업무 중 어떤 영역의 업무를 주로 하고 싶은지
- 앞으로 어떤 디자인 분야에서 커리어를 키워나가고 싶은지
- 앞으로 어떤 회사에서 디자인을 하고 싶은지
등등...
업무가 비교적 많지 않은 주에는 2-3시간 정도 캘린더 시간을 블록 해두고, 바쁜 업무 중에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회사에서 인간관계도 넓히고 싶고, 친구도 만들고 싶을 텐데- 코로나로 인해 아직까지 재택근무를 주로 권장하는 상황이고, 그 때문에 혹시나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거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가능한 많은 터치 포인트를 만들어 이 꼬꼬마 디자이너의 회사 생활을 작은 부분부터 도우려 하고 있다.
좋은 리더십에 대한 정의는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정확한 지시와 디렉션을 주는 리더가 좋은 사람일 수도, 누군가에게는 자유로움을 주는 리더가 좋은 사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마다 본인이 원하는 것도, 필요한 부분도 상황과 개인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리더십은 저마다 다른 상황에 놓인, 다른 성격을 가진 각각의 팀원에 맞게,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그 부분들을 채워주는 사람이 아닐까 한다.
나는 모두가 존경하는 '큰' 리더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한 회사와 한 팀의 리더이기 이전에 나 또한 내 개인의 커리어와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한 사람의 직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작은 도움과 관심을 통해 누군가의 인생이 조금 더 행복해지고,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면, 기꺼이 그 길을 함께 개척해나가고 손을 잡아 이끌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