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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얼스어스 May 09. 2023

소비자의 없던 니즈를 만들어 내다.

손님들이 먼저 예쁜 잔에 담겨 나오길 바라면 좋겠어.

여행을 갈 때도 항상 커피 도구들을 가지고 갔다. 일본, 유럽, 호주 여행에서, 또는 바다에서도 영상으로 남겨 정해진 시간에 업로드했다.



나는 earth us라는 인스타그램 피드를 만든 후, 할 수 있는 만큼만이라도 일회용품을 줄여보자는 취지로, 보통 카페에서 물 잔으로 종이컵을 주는 곳이 꽤 있는데 종이컵을 유리잔으로 바꾸거나 가게에서 먹고 가는 커피만이라도 예쁜 머그컵에 담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예쁘게 담겨 있는 커피 사진과 환경 메시지를 담아 피드에 올리기 시작했다. 몇 개월 꾸준히 하다 보니 이 피드의 취지에 공감하고 좋아해 주는 팔로워가 1000명 정도 되었다.


이때까지 나는 시간이 많은 대학생이었는데(주중 주말 알바, 동아리 5개, 동아리회장 등 뭔가 항상 바쁘게 살긴 했다만), 학교를 졸업하고 가고 싶던 사회적 기업에는 다 낙방되고 어렵게 광고 회사 AE 인턴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대학생이 되자마자 했던 알바 첫 월급으로 16만 원 주고 산 가정용 커피머신으로 매일 커피를 내려 마셨는데 어느 날 회사에서 제일 잘할 수 있는 컨텐츠를 하나 만들어보라고 했다. 나는 6년 동안 여러 카페 알바를 하고 매주 오픈하는 신상카페를 꿰뚫고 있을 만큼 카페를 돌아다니며 맛본 레시피들로 카페에서나 먹을 수 있던 아주 맛있고 다양한 음료 레시피를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컨텐츠를 제작했다. 그때 업무용으로 찍은 사진과 영상을 얼스어스 피드에 올려보았는데 반응이 엄청 뜨거웠다. 좋아요와 댓글에서 반응이 일어났다.


 너무 신기했다. 나와 매일 아침 눈으로 커피를 마셔준 많은 분들과의 의리 그리고 내가 담은 메시지를 알아 봐주시는 소수의 팔로워 분들과의 의리로 힘든 줄도 모르고 매일매일 하나씩 영상을 올렸다.


카페를 소개하는 피드에는 보통 5개 내외였던 댓글이 십 수개가 달리며 너도나도 맛보고 싶다는 댓글을 달렸다. 그때부터는 카페를 소개하거나 커피를 잔에 담아주는 카페보다는 집에서 내가 모은 잔에 맛있게 커피를 만드는 1분짜리 영상을 찍어 올렸다. 그리고 직접적인 캠페인처럼 보이고 싶지 않아서 본문 내용에는 커피가 맛있다거나 날씨가 좋다는 등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었고 해시태그 #자연 #환경 #일회용잔x 를 통해 나의 메시지가 소박하게나마 전달되기랄 바랐다.


한 달 정도 흘렀을까, 그날은 아침부터 단 게 먹고 싶었는지, 아주 진한 카페모카를 만드는 영상을 올렸다. 에스프레소에 초코를 섞어 아주 진한 색감을 만들어 얼음과 우유가 들어 있는 유리잔에 천천히 부어줬다. 천연 대리석 마블처럼 너무나 아름다운 문양이 얼음에 기대어 잔 표면을 타로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사람의 의도대로 만드는 모습이 아니라 스스로 중력을 받아 내려가면서 모양을 내는 에스프레소와 우유의 조화 또는 부조화가 지금도 보기만 해도 설렌다. 맛있는 건 입 아프다.^^(맛없없조합 잘 아는 편)


그런데 그 영상이 히트를 친 것이다. 하루에 2000명 정도 팔로워가 늘었고 라이크와 조회수가 처음으로 어마어마한 숫자를 기록했다. 그 영상을 기점으로 3개월 만에 팔로워가 2만이 넘었고, 그때 나는 생각했다. 열심히 일하면 일할수록 세상에 보탬이 되는 직업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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