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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 vs 대표를 설득시키는 것

DRI란 용어가 "개념"화 되기 시작한 것은 애플에서부터 시작된다. 스티브 잡스가 일의 책임자를 두기 위해 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 개념을 썼다. 애플 아이팟 팀에서 PO를 맡았던 글로리아 린은 이렇게 얘기한다.


엄청나게 많은 활동들이 있는 스타트업 회사에서는 사람들이 무책임해서가 아니라 너무 바빠서 중요한 일들이 제대로 처리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일이 자기 아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말 정말 신경 쓰고 챙기게 될 거에요.

그래서 애플에서 DRI라는 개념이 도입되었다. 토스(toss)에서도 이 DRI 용어를 많이 쓴다. 토스의 입사 문서를 보면 다음과 같이 정의를 해두었다.


나는 페오펫 내부에서 DRI를 의사 결정의 주체 = 실행의 주체 = 책임의 주체라고 얘기를 한다. 예를 들어 상품의 가격을 올릴까 말까 하는 상황에서 A라는 담당자가 가격을 올린다고 결정을 하면(의사결정) 실행도 담당자가 하고(실행) 그 결과가 어떻게 됬을 때 그에 대한 것은(책임) A의 몫. 


의사결정과 실행의 주체를 같게 두어야 오너십을 발휘하고 동기부여가 꺾이지 않고

실행과 책임의 주체를 같게 두어야 그 실행에 대한 결과 값에 대해서 담당자가 스스로 제대로 배울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말하는 책임은 야, 니가 책임져가 아니라 뭘 배웠어요? 에 굉장히 포커스를 둔다.) 



페오펫 DRI 설명




하지만 조직에서 가끔 이런 경우가 생긴다. 초기에 담당자와 대표가 DRI라는 영역에서 다툼의 이슈가 생긴다. 실제로 나는 이런 경험을 두번 경험했다. 담당자로부터


당신이 우리 조직은 DRI가 실무자에게 있다고 했으면서 왜 나는 당신을 설득하는데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나?


이런 코멘트는 어떤 면에서는 공감된다. 그 담당자 입장에서도 충분히 답답했을 것이다. 빨리 의사 결정을 하고 실행하고 싶은데 나와 의견이 얼라인 때까지 그 담당자가 설득해야되고 결과적으로 실행이 느려지는 것이다. 나를 설득시키는 시간이 그 사람에게는 리소스 낭비라고 생각되는 것. 


그래서 해당 영상 아래 (13:26초)에 박지웅 대표의 인용구에 나오는 내용이 사전에 담당자와 얼라인이 되면 더 좋을 것이다.


"저는 회사 안에서 누군가가 뭘 애기해도 반드시 대표의 컨펌이 필요하다거나 그런게 아니라 대표랑 끝까지 논쟁할 수 있는데 끝까지 논쟁해서 그래도 하고 싶으면 일단 하라고 해요 근데 논쟁을 끝까지 가지 않으면 그 정도로 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고 저는 생각하니까 그러면 안 할만 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이런 문화를 형성시키는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www.youtube.com/watch?v=5ZGsrbQbcbE&t=109s


보통 다른 조직에서는 실무자가 대표자를 일일이 설득시키고 보고 같은 체계가 존재하는 이유는 실무자들에게 파격적인 신뢰를 주지 않고 "그러다가 잘못되면 니가 책임질거야!!!???" 같은 올드한 생각이 자리잡혀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일의 절차,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가 많았다. 


하지만 고객 만족을 목표로 각 팀원들의 DRI가 명확하고 팀원들의 마인드셋 자체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만이 중요하다면(정치와 직급이 아닌) 이해관계자가 함께 얽혀있는 어젠다에 대해서 동료들을 설득시키고 합의를 이루어나가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혼자서 일하는게 아니다. 팀워크다. 동료들을 합리적으로 설득시키면서 일을 추진하는 것 또한 내 실력에 포함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표는 특히나 모든 업무의 깊은 이해관계자이고 (다른 구성원들보다도) 또 전체적인 관점에서 각 팀원들의 실무를 연결해야되기 때문에 대표랑 이런 일이 부딪치는게 많은게 사실이다. 


하지만 더 나은 결론을 위한 토론 및 합의의 과정 속에서 다소 지루하고 힘이 빠질 때 있지만 그걸 계속 연습해가는 과정들이 필요하다. (이런 비효율을 경험하면서 각 회사만의 고유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원칙,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들이 만들어진다.) 


PS. 여기서 DRI를 가지고 있는 담당자 업무에 대해서 피드백을 줄 때는 "더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는 맥락과 스피킹 랭귀지를 사용하면 더 좋을 듯 하다. 사람은 자기가 했던 것을(작업물) 부정당하면 방어적이게 되는 것이 본능이기 때문에 피드백을 잘 주는 역량도 되게 중요하다. 이 점은 동료로부터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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