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기초 쓰기 훈련을 마치며

단정한 에세이에서 거친 소설로 나아가는 중

by 현이

소설 기초 쓰기 마지막 과정의 과제는 열두 편의 글을 쓰고 나서 성장한 점과 개선하고 싶은 점을 쓰는 것이다. 에세이 공모전에 당선된 글을 쓰시는 작가님 , 전문가 못지않게 상세한 서평을 쓰시는 작가님을 비롯해 여러 출중한 작가님들과 함께 매거진에 글을 쓰며 서로 응원하고 글을 읽어보는 과정에서 나의 글쓰기가 한 단계 성장했음을 알 수 있었다. 취미로 쓰는 데 이 정도 쓰면 잘 쓰는 거 아닌가? 브런치 작가로 등록했으면 이미 잘 쓰고 있는 건데 뭘 더 할 게 있을까? 주위에서 다들 글 잘 쓴다고 하니 이제 소설을 시작해도 되겠지? 이런 안일한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다 보니 글쓰기 실력에는 여러 단계가 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


정윤 작가님의 충분히 좋은 글을 많이 읽고 부족한 글도 읽으며 개선할 점을 찾아봐야 한다는 말도 이제는 이백퍼센트 공감한다. 전에는 글 쓸 시간도 빠듯한데 언제 그렇게 많은 글을 읽을 수 있겠냐며 스토리가 담긴 영상을 보거나 작법서를 주로 읽었다. 하지만 소설을 쓰려고 보니 장면을 구성하는 방법이나 서사를 이어나가는 노하우는 충분한 연습이 선행된 이후에 터득할 수 있음을 알았다. 쓰려고 한 장면이 머릿속으로는 생생하게 재생이 되는데 글로 잘 표현되지 않아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해지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자연스레 나의 저녁 독서루틴이 다시 돌아왔다.


독서량이 늘다 보니 어휘가 풍부해지고 에세이를 쓰는 데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이제는 생활 속 경험이나 주위에서 들은 이야기를 소재로 힘들지 않게 짧은 글을 쓸 수 있다. 앞으로는 5쪽-10쪽 분량의 기승전결이 있는 단편소설을 쓰고 싶다. 인물이 한두 명 나오는 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는데 여러 명이 나올 경우 글이 산만해지는 경향이 있다. 소설의 주제에 부합하도록 여러 인물이 자신의 역할에 맞는 말과 행동을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소설은 에피소드를 잘 엮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시간 순서에 따른 구성 외에도 이야기 특성에 맞게 구조를 짜서 몰입감 있는 서사를 보여주고 싶다.


본격적인 소설 입문 과정이 내년에 시작될 것이다. 정윤 작가님을 만나기 전에는 작법서를 보거나 검색이나 주변 지인들에게 들은 소설 쓰기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을 썼다. 이제는 전문 소설가 선생님의 섬세한 지도로 소설 출판이라는 꿈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게 되었다. 의미 있는 2025년이 저물어간다. 내년 이맘때쯤에는 완결된 소설 여러 편의 제목을 나열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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