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사건
" 자연방사 유정란은 닭이 마음껏 돌아다니나 달걀을 여기저기 낳는다는 점에서 동불복지일 수 있지만 그만큼 달걀 자체가 오염원에 노출될 확률이 높습니다."
많이 이용하는 장보기앱 마켓컬리에서 2020년 4번 달걀을 판매해서 환경단체의 반발을 샀다. A4용지보다 작은 닭장에서 나온 달걀의 표면에서는 숫자 4가 쓰여있었다. 살충제 파동 후 정부가 의무적으로 사육환경 번호를 쓰도록 규정을 정했기 때문에 번호를 보면 사육환경을 알 수 있다. 4번 달걀은 어떤 환경에서 나온 계란일까.
3년 전 살충제 파동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 환경단체 갸 다시 목소리를 냈다. 살충제 파동 당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브로닐'이 검출되어 큰 충격을 주었다. 산란계 농가가 닭을 키우는 케이지에서 살충제를 뿌릴 경우 이 살충제가 닭의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닭이 살충제를 흡입한 결과 닭이 낳은 계란에도 살충성분이 스며든 것이다. 원칙적으로 케이지에 살충제를 뿌릴 때 닭과 계란을 빼내고 살충제를 뿌린 뒤 다시 넣어야 하지만 밀집사육을 하는 환경이다 보니 규정을 따르지 않는 농가도 있다. 그래서 닭이 들어 있는 케이지 안에 살충제를 뿌리고 이때 피브로닐이 닭의 피부 표면을 통해 체내로 흡수되는 것이다.
피브로닐은 7-8월 유행하는 닭진드기를 제거하기 위해 많이 사용한다. 벌레의 중추 신경계를 파괴하는 기능이 있어 벼룩과 진드기 등을 없애는 데 널리 사용하고 있다. 우리 몸이 피브로닐에 노출 시 경력과 떨림이 나타나며 장기간 반복될 경우 간에 병변이 일어나게 된다.
그렇게 해서 방사란을 케이지에서 낳은 달걀과 구별하게 되었다. 하지만 마트에서 계란을 구입할 때도 무항생제로 건강하게 키웠다는 문구를 강조하는 계란이 많아서 혼동하기 쉽다. 방사란을 구입하고 싶다면 사육환경 번호가 몇 번인지 포장지를 보고 꼭 확인해야 한다. 가격이나 무항생제라는 과대광고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