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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이 Mar 20. 2024

미움받을 용기

인간관계 노하우


  <미움받을 용기>는 2015년 베스트셀러로 거의 1년 동안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유명한 책이죠. 청년이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한 학자를 만나 나누는 대화를 기록해 놓았습니다. 자기 계발서처럼 뻔한 얘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베스트셀러라는 이름에 걸맞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살다 보면 이런저런 고민들이 생기는데 그럴 때마다 이 책에 소개한 삶의 방법들을 활용하면 꿋꿋하게 한 발 한 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여러 내용 중에서 어렵게 고른 3가지 소개해 볼게요. 



말을 물가에 데려갈 수는 있지만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



  아들러 심리학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입니다. 자신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죠. 그래서 우리는 곁에서 다른 사람의 일을 돕지만 과제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습니다. 


  이 책은 아들러 심리학을 대화를 통해 쉽게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아들러 이전까지 우리는 프로이트의 사상을 주로 받아들였습니다. 프로이트는 원인에 따라 결과가 나오는 소유의 심리학을 주장하죠. 과거가 변하지 않는 한 우리의 현재는 달라지기 어렵다고 강조합니다. 반면 아들러는 나에게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합니다. 사용의 심리학이며 우리 인생의 여러 선택들은 우리가 한다고 설명합니다.


  성격도 선천적인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성격은  열 살 전후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인 선택들을 바탕으로 형성됩니다. 우리의 성격 즉, 생활양식이 선천적이지 않고 선택한 것이라면 다시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겠죠. 그럼 성격도 바꿀 수 있습니다. 


과제 분리

본문 중에서



   아이를 돌볼 때는 아이가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지켜봐야 합니다. 공부를 하고 있을 경우 공부가 아이의 과제임을 알리고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사를 전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죠. 하지만 아이의 과제에 함부로 간섭하지 말아야 하며 부탁하지 않았는데 이러쿵저러쿵 잔소리를 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상담 시에도 내담자의 행동 변화 유무는 카운슬러 책임이 아닙니다. 카운슬러 즉 상담자는 내담자 곁에서 최선을 다해 돕기는 하지만 내담자의 과제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아요. 자신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으니까요,


 주변에서 가까이 지내는 사람의 일을 어떻게 모른 척할 수 있을까. 과연 할 수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 하면 좋을까 고민이 되는데요. 작가는 그 방법에 대해 일화를 제시하며 분명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기원전 4세기 알렉산더 대왕이 프리지어로 원정을 나가서 고르디우스 매듭을 풀었다. 프리지어의 국왕 고르디우스가 신전 기둥에 전차를 단단히 묶어둔 것이다. 전차를 묶은 매듭을 푼 자가 아시아의 왕이 된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매듭은 단단하고 복잡했다. 알렉산더는 단검을 꺼내 매듭을 단칼에 끊어버렸다

고르디우스의 매듭



 알렉산더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인간관계의 실타래 역시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이처럼 '과제의 분리'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끊어야 합니다. 타인의 과제와 나의 과제를 분리하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어요. 행복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삶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과제를 분리한 뒤 자신의 삶을 찬찬히 살펴보고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다음 구절은 많이 들었던 표현인데 심리학 책에서 만나니 반갑고 괜히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그동안의 독서가 조금씩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듯한 느낌이네요. 


"신이여, 바라옵건대 제게 바꾸지 못하는 일을 받아들이는 차분함과 바꿀 수 있는 일을 바꾸는 용기와 그 차이를 늘 구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제5도살장> 중에서. 


  아들러는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우리가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하며 타자공헌을 강조했습니다.  혼자 착하게 살다가 무시당하고 피해만 보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는데요. 책에서는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행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기 자신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사회로 시야를 넓혀 보라는 거죠.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책임을 강조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떠올리게 하는 말이네요. 의식주가 풍족해져서 여유가 있을 때  남을 돕는 일에 가치를 두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합니다. 그리 넉넉하지는 않지만 우리의 자아존중감을 높이기 위해, 다른 사람을 위해, 공동체를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  


    평소 '함께'의 가치를 떠올릴 때 되뇌어 보는 시가 떠올라 적어 봅니다. 


나 하나 꽃 피어 -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마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마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인생에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유대교 교리 중에 이런 말이 있어요. "열 명의 사람이 있다면 그중 한 사람은 반드시 당신을 비판한다. 당신을 싫어하고 당신 역시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중 두 사람은 당신과 서로 모든 것을 받아주는 더없는 벗이 된다. 남은 일곱 명은 이도저도 아닌 사람들이다." 이때 우리를 싫어하는 한 명에게 주목할 것인가, 아니면 나를 사랑해 주는 두 사람에게 집중할 것인가, 혹은 남은 일곱 사람에게 주목할 것인가? 그것이 우리의 인생에 큰 영향을 줍니다. 균형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나를 싫어하는 한 명만 보고 '세계'를 판단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사람을 보고 있으신가요? 이 구절을 읽으니 평소에 인간관계로 고민했던 부분이 사르르 사라져서 속이 아주 후련합니다. 저도 비판하는 그 1명만 보고 그 사람 맘에 들려고 애쓰면서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제 <미움받을 용기>가 생겼으니 같은 상황이 온다면 둘도 없는 벗 2명에 집중하렵니다. 저처럼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 시원하게 사라지신 분 손들어 주세요~~^^


   아들러의 생활양식 이론에 따르면 우리의 과거는 직선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우리의 주관에 따라 만들어진 것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인생은 백지상태예요. 레일이 깔려 있지 않죠. 연결되는 이야기도 없습니다. 모두 우리의 손안에 달려있는 거예요. 


   와우. 아주 큰 자산이 생긴 느낌입니다. 과장을 조금 보탠다면 다시 태어난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제 우리의 온전한 미래를 얻었으니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진지하고 빈틈없이 해 나가며 순간에 집중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갈 수 있습니다. 


<미움받을 용기>를 읽을지 고민하고 계시거나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답답함을 해소하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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