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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이 Mar 18. 2024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군자의 교제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일본의 기업 컨설팅 전문가이자 경영관리과 교수인 야마구치 슈가 알기 쉽게 쓴 철학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책은 사람, 조직, 사회, 사고의 4가지 장으로 분류하여 50 종의 철학 관련 이념들과 해당 철학자들을 소개한 책입니다. 저자는 경영자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면서 리더가 철학과 역사 등 교양을 쌓는 것이 중요함을 느껴 삶과 연관시켜 이해하기 쉬운 철학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을 쓰다 보니 노트 1권을 가득 채울 정도로 철학자에 대한 소개와 관련 개념들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 장자의 <산목> 편에 나오는 구절이 강한 인상을 주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군자의 교제는 물과 같이 담백하여 영원히 변함이 없고, 소인배의 교제는 단술과 같아 오래가지 못한다.


  청소년들은 18세가 되면 성년이 되지만 대학을 진학하는 경우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어른이 되었으므로 보호자 없이도 생활이 가능합니다. 어른이 되어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이나 취미로 만난 사람과 잘 지낼 수 있는 것은 독립적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고교 동창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공간에서 생활하다가도 시간이 맞으면 만나서 함께 얘기를 나누고 합의된 활동을 합니다. 서로의 발전을 지지하는 긍정적 역할까지 한다면 관계는 오랫동안 지속될 것입니다.


  반면 어린아이들은 보호자의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궁극적으로 아이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보호자들은 아이를 돌봐줘야 하고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아이들이 부모님들에게 의지를 많이 하니 손이 많이 갑니다. 아이 보는 것이 일하는 것보다 힘들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요. 의존적인 관계는 그만큼 서로에게 쉽지 않은 상황을 만들어 냅니다. 그런데 이런 관계가 자녀가 성인이 되어서까지 지속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헬리콥터맘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자녀에게 도움을 줄 일이 있다면 성인이 되어서까지 언제라도 지나친 도움을 주는 양육방식을 일컫는 말입니다. 요즘에는 대학생이 되어서도 과제를 위한 과외를 받거나 자녀가 다니는 회사에 연락해 마치 학교 담임 선생님께 연락하듯이 자녀의 결근에 대해서 설명하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아직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부모 역시 아이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어 자녀가 결혼을 한 뒤에도 계속 간섭하면서 의존적인 관계를 이어나가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만나도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면 먼저 독립적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불교의 교리에서도 유사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불교의 대표 교리인 사성제에서는 인생에는 생로병사가 있으니 욕심을 채우려고 집착하지 않으면 고통이 사라져 열반의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열반의 상태는 중용과 유사하며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올바른 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서로의 발전을 지지하며 서로 존중하다보면 중용의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현대사회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인연을 맺고 살아갑니다. 그 관계 안에서 자신을 지키고 더불어 살아가려면 물과 같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번 주에는 나의 교제는 물과 같이 담백한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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