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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이 Jul 18. 2024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내가 왜?

   5개월 동안 준비했던 프로젝트 발표를 마치고 이제나 저제나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이름 석자가 쓰인 문서를 머릿속으로 몇 번이나 그렸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내 생각으로는 합격이었는데 정작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은 없었다. 이럴 수가. 그동안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주말까지 컴퓨터 화면을 보느라 시력도 조금은 떨어진 것 같고 손목도 아직 불편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고. 내가 왜 탈락이냐고!!


   학생들은 합격하면 맛있는 간식을 먹는다는 말에 간식 메뉴를 이것저것 말하곤 했다. 탕후루, 치킨 등등

아이들한테 어떻게 말해야 하나. 그동안 열심히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학생들의 실망할 모습을 생각하니 기분은 좀 더 가라앉았다. 지하실로 멀리멀리 꺼지는 기분이랄까. 


    "아~~" 

    "그런데 얘들아. 우리 열심히 했는데 왜 떨어졌을까? 선생님은 어제 결과 듣고 화가 나서 잠이 안 오더라."

     "인터넷 연결이 잘 안 됐어요. 떠드는 학생들이 있었어요....."


    학생들도 나만큼 공개수업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 집중하지 못했던 아이들을 보니 고개가 접점 숙여져 정수리가 책상에 닿을 지경이다. 그래. 너희도 알고 있구나. 

    "아쉽지만 오늘부터는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공부에 집중해 보자. 그동안 프로젝트 참여하느라 수고 많았어요. 프로젝트하면서 1반 영어실력이 쑥 올라간 것 같아. 계속 열심히 해 보자.

        "네! "


        좀 더 집중해서 참여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다가 괜히 코끝이 찡해진다. 

       '얘들아 선생님 많이 속상하다. 그래도 너희들 실력 많이 올랐으니 그걸로 만족할게. 앞으로 듣기 평가 자주 해서 평가점수 올리자." 

          그래.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1반을 지원할 방법은 많다. 올해는 영어학습 수준차가 크지 않고 늘 적극적인 학생들을 만났다. 감사하고 다음 수업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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