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세라트 수도원 관광을 마치고 시체스 해변으로 향했다. 시체스 해변은 예술가들. 동성애자들에게 사랑받는 곳으로 매년 6.7월에 동성커플들의 축제가 열린다. 여름에 방문하면 끝나지 않는 파티를 즐길 수 있다. 아직은 동성애가 흔하지 않은 지역에 살다보니 키 큰 외국남자들이 모여있는 거리는 돌아서 지나가곤 했다. 해변가에 위치한 하얀 성당 <산 바트로메우 이 산타 테글러>는 영화 <푸른 바다의 전설>을 촬영한 곳이다. 푸른 하늘과 하얀 성당에 어울리는 넘실대는 파도를 보면서 유명 배우들의 감상에 젖은 대화와 분주하게 움직이는 제작진들의 발소리가 귓가에 어른거렸다.
매년 10월에는 카탈루냐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가 열린다. 시체스에는 해변이 17개나 된다. 동성애자들을 위한 해변도 따로 있다. 해변에 위치하고 엘프라트 공항이 있는 바르셀로나에서 가까운 탓에 물가는 비싸다. 하지만 푸른 지중해를 바라보는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스페인의 생트라페라 불리며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북유럽 국가 등 유럽 곳곳에서 온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2월에는 유럽 3대 카니발 중 하나인 시체스 카니발이 열린다. 행사가 있는 달에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1월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아름다운 지중해 해변을 거닐 수 있어서 좋았다.
엄마, 가까이 와 봐. 지중해를 언제 이렇게 가까이 보겠어.
우리 딸. 실컷 봐. 엄마는 신발에 모래 들어가면 불편해. 멀리서 봐도 좋다.
새벽부터 투어 시간 맞추느라 서둘렀더니 엄마는 앉고 싶다. 다음번에는 여름에 와서 풍덩 들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