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엘공원
까사 밀라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나서 버스를 타고 구엘 공원으로 향했다. 15도쯤 되는 늦가을 날씨에 햇살이 환하게 비치고 있었다. 가이드 수신기에서 흘러나오는 Ed Shreen의 노래 <Barcelona>를 듣다 보니 어느새 구엘 공원 입구로 들어서고 있었다.
가우디는 곡선을 활용해 공원 광장의 벤치를 만들었다. 벤치의 장식은 트렌카디스 기법을 활용해 잘게 깬 세라믹 조각을 이용한 모자이크 작품이다. 물결치는 듯한 곡선은 구엘 공원의 대표적 특징으로 벤치뿐만 아니라 뱀의 형상을 딴 건물 장식품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다.
고급주택단지로 계획하고 건축한 구엘 공원은 전망 좋은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멀리 지중해가 내려다보이고 바르셀로나 도시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주변 풍경은 마치 동화 속 성처럼 아름다웠다. 하지만 사람들이 사는 주택단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교통 시설이 불편했다. 그 결과 고급주택단지를 분양하는 일은 실패로 끝난다.
공원의 많은 나무들을 관리하려면 물이 넉넉히 필요했다. 관개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벤치 광장에 내리는 빗물은 저수조에 모아 두었다가 활용했다. 가우디의 반짝이는 아이디어 덕분에 물 부족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었다. 저수조의 배수구에는 용 모양의 장식을 만들어 두었다. 용의 오른손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말에 나도 슬며시 손을 만져보았다.
아름다운 가우디의 모자이크 작품을 보면서 트렌카디스 기법을 체험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후 까사 바트요에 가서 가우디 풍의 모자이크 스티커북을 구입했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나다 보니 영어 시간에 어떻게 모자이크를 접목하여 수업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책을 보니 어느 정도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준다면 그 값어치는 셀 수 없을 것이다. 더불어 파파고 쓰면 되지 영어를 왜 배우냐고 따져 묻는 아이들한테 말해 주고 싶다.
한국어를 알면 한국 사람과 소통하고 세계 공용어인 영어까지 안다면 전 세계인과 만나서 소통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