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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NDWANA Aug 08. 2019

웃기는 가난뱅이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 부코우스키



술, 섹스, 도박을 위안으로 살아가는 한 작가의 체험일기이다. 글을 쓰고 나름대로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당장의 푼돈에 급급한 그를 등쳐먹는 출판사의 농간으로 그는 항상 임시직이나 날품팔이 일을 하며 미국 하류계층의 일상을 살아간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일생을 저주하거나 더 나은 생활을 향한 야심을 가지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지는 일상적인 술과 섹스를 탐닉하면서 그렇게 살아나간다.  



부자나 가난뱅이나 요플레는 두껑부터 핥듯이 미국사회는 상류층이건 하류층이건 술과 섹스에 미쳐있다. 부자들은 좀 더 좋은 옷을 걸치고 회원제 비밀클럽같은데서 꼬냑을 마시면서 고급 매춘부나 된장녀와 뒹구는 것이고 가난뱅이는 가난뱅이대로 싸구려 와인이나 맥주를 마시면서 두리번 거리다 적당한 기회가 보이면 거기다대고 쑤셔대는 것이다. 



부익부 빈익빈이 어떻고 사회적 부조리가 어떻고 떠들어 대는 것은 먹고 살만한 비평가 양반들이나 하는 짓이고 그 양반들이 떠든다고 해서 앞으로 살날이 얼마남지 않은 알콜중독자에겐 달라질 것도 없을 것이다. 세상은 절반쯤 미쳐 돌아가는 것이고 개개인들 또한 절반쯤 미친 짓을 하는 것이다. 부자들의 미친 짓에는 자만심이 담겨져있지만 가난뱅이들의 미친 짓에는 어느 정도 비애가 담겨있는 것이고 그 비애를 떨쳐내는 것은 유머와 해학이다. 세상이 개선될거라고 믿지 않는 가난뱅이들이 세상을 그런대로 살아가려면 미친놈 소리를 듣기도 하는 웃기는 가난뱅이가 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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