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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NDWANA Aug 17. 2019

합리성 추구의 결과가 비합리성이라니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조지 리처



맥도날드화란 패스트푸드 시스템같은 효율성, 예측가능성, 계산가능성, 통제가능성을 가지는 합리성의 원칙이 현대사회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소비자가 간편한 느낌으로 간편하게 소비할 수 있는 이같은 시스템은 서비스산업 전반에 퍼졌고 제조업에 이어서 서비스업도 규격화되고 통제가능한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실질적으로 보여준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럼 이런 현상이 결과적으로 어떤것이냐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고 만약 문제가 있다면 거기에 대한 현실성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많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패스트푸드를 즐겨먹지만 들려오는 각종 소식을 종합해보면 '패스트푸드=건강을 해치는 음식'의 등식이 성립한다. 사람이 폭력적으로 변한다거나 체지방이 급격히 증가한다거나 심지어 맥도날드 햄버거는 1년을 상온에 두어도 썩지 않는다는 제보까지 있다. 맥도날드가 이와 같다면 맥도날드가 취하고 있는 시스템을 채용하는 많은 서비스업종들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지경일 것이다. 대표적으로 전문의를 가득 모아놓은 현대식 종합병원이 그렇다. 각 전문의들은 자신의 분야외에는 서툴다. 병이란 것은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많지만 전문의 제도는 의사가 자신이 맡은 부분만 하는 기술자로써의 역할에만 충실해진다.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쾌적함과 예측가능한 서비스를 공급받게 되는 합리성을 추구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비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하는 딜레마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소비자는 항상 그래왔듯이 겉모습만을 보며 그 이상은 잘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기분이 좋아지는 원색의 아기자기한 간판과 인테리어, 주차를 할 필요도 없이 간편하게 원하는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드라이브인, 언제 어디서 먹어도 한결같은 맛만 생각할뿐, 맥도날드 버거의 정확한 성분이 밝혀지고 있지 않다는 점, 미성년 노동력을 착취하는 구조, 식재료 관리 과정, 1회용품 과다사용으로 인한 환경문제 등은 별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종합병원의 경우에 있어서도 전문의 제도가 자신의 분야에 더 정통하게 되니 더 치료를 잘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환상을 품지만 실제로는 의료기기를 작동시켜 거기에 나오는 수치만으로 환자의 상태를 기계적으로 판단하게 된다는데 대해서는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맥도날드에 온 손님이 메뉴중에 몇가지를 고르는 것처럼 병원에 오게된 환자는 자신의 호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여 자신이 사용할 의료장비, 검사장비를 리스트중에서 직접 선택한다. 결국 이 모든 불합리의 피해는 소비자들이 입게 되어있으며 그 반대급부는 맥도날드의 화려한 간판뒤에 숨어있는, 헌신적인 모습의 의사들뒤에 숨어있는 자본가들이 가져가게 되는 구조다. 



계몽된 이성의 변증법적 발전을 통해 세상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믿음이 현대산업사회를 낳았지만 그 결과 현대사회의 심각한 문제들을 발견하고 있는 것처럼 합리성을 추구하다보니 어느새 비합리의 바다에 빠져있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문제의 해결방법은 현대산업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결부되어 있으며 인간 스스로 근본적인 반성과 실천이 담보되어야 하는 것들이다. 현재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는 맥도날드화는 그 브레이크가 없어보인다. 현대사회는 계속해서 빠른 것을 요구하고 인간이 속도를 포기할 것 같지는 않아보이기 때문이다. 혹시 기술이 엄청 발달하여 모든 것이 환원적인 세상이 되어서 사람들이 자신의 장기를 마음대로 교체할 수준까지 가게 되어 영원히 사는 것이 현실이 된다면 더 이상 속도에 대한 집착이 없어지게 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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